말풍선 대소동 단비어린이 문학
한수언 지음 / 단비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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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비밀을 갖고 있다는 것은 무거운 짐을 짊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른다. 만약, 상대가 비밀을 지켜줄 것을 약속한다면 더욱 그렇다.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거라는 걸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간혹 어떤 사람을 보면 가벼운 느낌을 받는다.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의 비밀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가끔은 내 마음속 무거운 짐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처럼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를 바라는 것이 욕심일까.

 



<말풍선 대소동>에서는 친구들에게 '인마'라 불리는 나루를 만날 수 있다. 기분 좋은 별명은 아니다. 나루에게 말하면 소문이 퍼지니 친구들은 나루에게 말하기를 꺼린다.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을 살짝 이야기했을 뿐이다. 웃으며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친구들이 이제는 나루를 피한다.

 

"인간 마이크. 너한테 말하면 소문 다 퍼져서 안 돼." - p.24

 

소문은 정말 무섭다.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야기가 부풀려진다. 당사자에게 직접 듣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우리는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사실일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어느새 우리도 그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있다. 세상의 비밀은 없다고 하지만 너무 쉽게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퍼진다.

 

나루의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말하던 친구들이 이제는 나루에게 입이 가볍다고 말한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루는 이제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할까. 우연히 만난 비둘기들은 나루에게 기운이 없어 보인다며 '소문 씨앗'을 준다. 비둘기들은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거라 말한다. 이제 나루는 기분이 좋아질까.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돌아보게 한다. 재미로 던진 말이 상대에게는 재미가 아니라 상처가 될 수 있다. 내 입장이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루의 상황들을 보며 어른들은 더 많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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