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달팽이 단비어린이 그림책
윤정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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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편견을 가지는 일은 없을까.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님에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반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움츠러들지 않을까. 당당함을 가지기 힘든 현실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다른 모습을 응원한다.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기를 바란다.




동글동글한 집을 등에 얹은 달팽이들이 모여 있다.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알에서 깨어난 달팽이를 보고 모두 깜짝 놀란다. 아기 달팽이의 등에는 다른 달팽이들처럼 동글동글한 집이 없다. 아기 달팽이를 신기한 듯 쳐다보며 집이 없다며 수군거린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움츠러들지 않을까. '달팽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는데 다른 달팽이와 다른 모습이다. 아기 달팽이는 부끄러워 몸이 오그라든다.


아기 달팽이는 다른 달팽이처럼 집을 갖고 싶다. 집을 될 만한 것을 찾아 나서는 아기 달팽이. 비닐장갑은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고 플라스틱 빨대는 길어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걸려 지루하다. 반짝이는 캔 뚜껑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쏙 들어가려는데 지나가던 할아버지 달팽이가 몸을 다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아기 달팽이가 사는 곳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에 낯이 뜨거워진다.


아기 달팽이는 힘을 내어 집을 찾아 나선다. 달팽이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 태어났을 때 다른 달팽이들이 수군거리지 않았어도 이렇게 험난한 여정을 떠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모두가 가진 집을 갖고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힘든 일인데 어린 몸으로 집을 찾아 떠나야 하는 것이다. 길을 가며 만나는 동물들마다 멋진 집을 가지고 있다. 아기 달팽이는 그들이 정말 부럽다. 아기 달팽이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소중한 것임에도 우리는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으로 내가 가진 소중함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과 다른 모습을 가졌을때 우리는 당당함으로 마주하지 못한다. 아기 달팽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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