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 여고생 (리커버)
슬구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들에게 대학생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 그때까지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할 여유가 있을까. 성적과 대입이라는 큰 과제 앞에 아이들은 교과서 밖의 일들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학' 꼭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많은 학생들이 대입을 목표로 향하고 있다. 그런 현실이기에 부모로서 아이가 공부할 시기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것을 관대하게 바라보기 힘들다. 이 책을 보며 자신의 삶을 향해 당당하게 한 발 한발 내딛는 슬구 작가가 멋지다는 생각을 한다. 여행을 떠난 고등학생이 아니라 멋진 작가를 만나게 된다.



 

나는 여전히 날지 못한다. 그저 닭장 속을 나와 조그마한 날갯짓을 할 뿐이다. 하지만 곧 날 수 있노라고.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노라고. 난 확신을 가진다. - p.37 

자신의 삶에 확신을 갖는 것은 힘들다. 확신을 가지고 날갯짓을 하는 슬구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또래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위해 어떤 일이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꿈꾸는 것이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첫 여행을 계획했지만 학교 규정으로 잠시 미루게 된다. 1순위로 가고 싶었던 일본 여행을 계획하였는데 혼자 가는 여행이라 체험학습 신청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말로 옮겨 혼자 떠나는 첫 여행을 계획한다. 혼자 가는 것이 두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슬구 작가가 전하는 내용들은 여행의 기분 좋은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언제부터인가 편안한 여행을 하고 있어서인지 이런 떨림을 만나는 것이 즐겁다. 얼마 전 다녀온 제주도를 이 책에서도 만나는데 내가 느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내가 다녀왔을 때보다 책을 보며 만나는 제주도는 더 생동감이 있다. 여행은 이런 것이 아닐까. 나는 여행이 아니라 그냥 제주도에서 시간만 보내고 왔다는 느낌이 든다.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지만 밖에서도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목표가 있어 지금의 시간을 견디는 아이들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많은 아이들을 응원한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작가의 선택은 우리 앞에 놓은 현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다른 사람들의 판단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용기가 있었다. 자신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용기가 없어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이 두려운 분들은 슬구 작가를 보며 힘을 얻지 않을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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