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쿠바 -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동 쿠바살이
쿠바댁 린다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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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원하는 여행이 있다. 각자만의 이유로 가보고 싶은 나라와 도시가 있을 것이다. 지인들의 추천이나 막연하게 가고 싶은 나라도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 속 장소를 보면서 꿈꾸기도 한다. 나 또한 영화나 드라마, 책 속에 등장하는 나라와 도시들을 보면서 리스트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우리는 몇 년 동안 여행을 하지 못했기에 여건이 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떠나고 싶어 한다. <어쩌다 쿠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리스트에 쿠바를 추가하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사랑도 있지만 운명처럼 다가올 때도 있다.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 짧은 시간의 만남에도 평생 함께할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낯선 나라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운명이 아닐까. 저자는 외국계 회사 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쿠바로 여행을 떠난다. 14살 연하의 쿠바 남자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녀의 삶을 함께 하는 사람이 되었다. 정말 운명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여행 중 2주간의 휴가를 보내던 도시에서 한국으로 떠나기 34시간 전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조단이 남편이 된 것이다.

 

"본인은 의지가 아주 강해서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 p.86

 

남녀의 만남에 조건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이도 어린 다른 나라의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편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이들에게는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부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류 준비가 필요하다. 여권, 비자 만드는 과정은 정말 힘든 시간이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언젠가 철학관 선생님 해주었던 이야기처럼 저자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힘든 시간들과 일들을 처리하는데도 거침없이 해나갔던 것이 아닐까.

 

내가 행복하려면 나쁜 일은 빨리 지우개로 싹 지워버리고 좋은 것만 기억하자. - p.129 

 

결혼은 현실이라고 했던가. 알콩달콩한 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가장 그리운 것은 한국 음식이 아닐까. 쉽게 구할 수도 없으니 더 간절할 것이다. 고기만두와 야채만두를 50개씩 주문하여 냉동실에 두기로 하였는데 며칠 뒤에 보니 야채만두가 보이지 않았다. 조단이 가방에서 꺼내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이다. 이 일로 조단에게 화를 낸 것이다. 만두 50개의 가격은 쿠바인들의 한 달 치 월급이고 어렵게 구했는데 먹지 못하게 되었으니 화가 났을 것이다. 이 사건은 저자를 화나게 했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깨달음을 준다. 

 

쿠바 아바나에서 살고 있는 린다와 조단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낯선 나라에서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가는 삶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힘들 것 같다고 느껴지는 일들조차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보니 흥미진진한 사건처럼 다가온다. 삶의 여건이 한국과 다르지만 그런 것들이 행복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그녀의 삶을 보면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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