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2월 29일
송경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아가면서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일들이 있다. 태어나면서 나의 모습, 부모, 형제는 정해져 있다. 흔히 말하는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일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나의 의도와는 다른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모르고 한일이다, 장난이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변명일 수도 있다. 피해자는 평생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여섯 번째 2월 29일>에서는 하나의 사건으로 삶이 어둠으로 변화는 인물을 만날 수 있다. 현채가 처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죽음뿐이었다. 피해지이지만 그녀는 삶을 포기하려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그녀가 선택한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죽기를 포기하면 사람을 죽이는 것도 어렵지 않아.' - p.268

 

2월 29일이 생일인 수현은 엄마와 수원에서 살고 있다. 아프신 엄마와 살고 있는 삶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는다는 말했다. 하지만 의미 없이 사는 지금의 삶보다 지옥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수현이 처한 현실은 고통스럽다. 불법 콜택시를 하며 힘겨운 시간들을 버티고 있다. 차 뒷자리 시트에서 발견한 USB가 자신의 삶을 바꾸게 될지 처음에는 몰랐다. USB 속에 있는 영상을 아무 생각 없이 사이트에 올렸다. 그 하나로 누군가의 삶이 망가졌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포커 사이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현채는 자신과 같은 2월 29일이 생일이라고 말한다. 현채와 만나 벌인 일들이 평생 그들을 인연인지 악연인지 모를 연결고리를 만든다. 현채는 4년 후 2월 29일에 만나자고 말한다. 수현은 그냥 지나가는 약속이라 생각하면서도 4년 후 현채를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난 현채의 모습이 달라졌다. 4년 전 함께 벌인 사건의 책임을 물으며 그녀는 5천만원을 요구한다. 그 돈을 주면서 다시는 그녀와 마주하는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우연이라 생각했던 현채와의 만남에 의구심이 든다.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우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평범한 삶을 꿈꾸었지만 쉽지 않다. 4년마다 하나씩 밝혀지는 현채의 진실들. 진실에 다가갈수록 수현은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과 결말은 충격적이다. 인과응보라는 말로 표현하기는 부족하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일이다. '라고 말하는 누군가를 향해 경고한다. 그 순간 다른 누군가는 큰 상처를 안게 되는 것이다. 수현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무심코 했던 일이 큰 사건으로 벌어진 것이다. 현실의 문제들은 담고 있는 내용이라 무거운 마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익명성 뒤에 숨어 행하고 있는 디지털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