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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2월
평점 :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면 의미가 되듯 같은 문장이라도 누군가에게 가면 향기가 나는 글이 된다. 작가가 가진 감성을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까. 그 감성을 느낄 수 있더라도 글로 표현하는 일은 어렵다. 자신이 가진 주관적인 감성들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로 표현하는 것이 정말 부럽다. 책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하지만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은 감히 가져보지 못하고 있다. 주변에서 자신만의 책을 만들고 싶어 하는 분들을 만나지만 나는 읽는 것으로 만족을 하며 많은 작가들이 남겨진 글을 내 마음속에 담아본다.

작가가 전하는 문장들은 겨울을 지나 살랑살랑 봄바람처럼 다가온다. 자신의 일상을 담백하게 소개하는 글을 읽는 우리들은 그림처럼 펼쳐진 공간 안에 놓인다. 자신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다양한 시와 작품들을 통해 전하고 있다. 같은 것을 보아도 느끼는 감정을 다르다. 스치듯 지나치는 풍경들이 작가의 글을 통해 눈과 마음속에 찬찬히 담아낼 수 있다.
시들이 한 사람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면 그의 가슴은 얼마나 향기로울 것인가. 누구나 내면에 시 몇 편 간직하고, 힘들어질 때 혹은 누군가 힘겨워할 때 하나씩 꺼내어 낭송해 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 p.208
이 책을 만나는 즐거움 중 하나는 여러 시인들의 시이다. 학창 시절 타의에 의해 외워야 하는 시도 있지만 좋아서 오래도록 간직하는 시들이 있다. 꾸준한 필사는 아니더라도 시 한두 편 정도는 써본 경험이 있지 않을까.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했던 것이 시이다. 친구에게 위로나 격려의 말을 하고 싶지만 표현할 능력이 없어 여러 시집을 보면서 예쁜 편지지에 적어 전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시를 만나는 즐거움도 크지만 그 시와 어울리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를 보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시 한 편을 적어 봄을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고 했던 것처럼 작가의 글과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쉼표'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완행열차를 탄 느낌이다. 천천히 가는 것은 게으르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보고 담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심이 담긴 문장들은 내게로 와서 또 다른 의미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