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와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미안한 마음을 담아 사과를 한다. 하지만, 사과의 말을 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어릴 때는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꼭꼭 약속해'라며 약속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경우도 많다. 어쩌면 다음에 그 약속을 지키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다음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어떤 이는 약속을 잊고 스치듯 지나치는 말 중 하나라 생각할 때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누군가와의 약속을 생각하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시간들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유채우는 열일곱 살의 삶을 살았다.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채우는 이승을 떠나기 힘들다. 설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이 간절해서 환생을 결심한다. 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상대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상대는 이전 삶에 대한 기억도 잊는다. 무모한 일처럼 보인다. 다시 돌아가도 설이는 채우는 기억하지 못한다. 채우는 약속을 지키고 싶지만 설이는 그 약속이 무엇인지 기억도 못 하는 것이다. 채우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설이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나더라도 그 사람이 설이인지 알 수 있을까.

 

열일곱 살 채우가 아니라 42세 김보영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시간이 많지 않다. 주어진 시간 안에 설이는 만나 지키지 못한 약속을 해야 한다. 설이가 좋아하는 감자를 먹으면서 '불행'이 떠오르지 않게 해야 한다. 비밀이 담겨 있는 2층집의 1층에서 '약속 식당'을 하게 된 채우는 설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한다. 비밀이 있는 곳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으니 설이를 만들기 힘들다. 여러 방법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지만 아직 설이는 만나지 못한 것 같다. 찾아오는 사람 중에 설이가 있는 것인지 확신이 없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킬 수 없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남아있다면 후회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마음일까. 세상을 떠나서도 누군가와의 약속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 순간으로 돌아가 하지 못한 말을 하고 싶다. 채우의 간절함으로 설이를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다른 모습이어도 그 사람을 알 수 있을까.

 

이야기를 보면서 설이가 누구일지 추측하게 된다. 채우가 어떤 마음으로 설이를 만나고 싶은지 우리들에게도 전해진다. 서로의 진심은 어떤 방식으로든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채우의 약속 식당에서 설이와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