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에서 살아남기 돌개바람 54
김미애 지음, 이미진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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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설렘과 동시에 낯설고 불안한 마음을 동반한다. 가끔은 불안한 마음이 더 클 때도 있어 한 발 내딛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기에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모른다. 늘 만나던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두렵다. 어른이 되어도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운데 어린 친구들은 그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유치원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하다가 초등학생이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아기'가 아니라 이제 '언니', '형'이 되는 거라며 좋아하지만 친한 친구와 헤어지고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 <여덟 살에서 살아남기>에는 이제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의 마음이 잘 담겨있다. 한 살 더 많아지는 것에서 나아가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5편의 이야기에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관계를 맺는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힘든 일이다. 새로운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른다. 친해지지고 싶은데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 내가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나에게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텐데. 가끔은 서로의 마음 화살표가 다른 방향으로 향할 때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보느라 나를 바라보는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때도 있다. 

 

"주인공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냐? 주인공은 다 좋아해. 왜냐하면 주인공이니까." - p.55

 

<나는?>에서는 주인공이 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집안의 주인공이었던 아이들은 주목을 받는 일에 익숙하다. 학교에서 '해와 바람과 나그네' 목소리 연극을 하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바람'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하고 싶다며 자신 있게 손을 들고 말하는 모습이 귀엽다. 누구나 주인공은 될 수 없다. 주인공이 아니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역할은 아니다. 아이들도 이제 그것을 알아가고 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몇 번은 넘어지고 작은 상처가 생긴다. 처음이라 낯설고 마음에 작은 상처들도 생기지만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힘도 생긴다.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지내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서툴러도 괜찮다고 말한다.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홉 살은 두려워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게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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