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돌멩이도 춤을 추어요 ㅣ 알맹이 그림책 58
힐데 헤이더크 후트 지음,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1월
평점 :
생명이 없는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은 아이들만 가능할 것일까. 어른이 되어가면서 그런 일이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 안에도 어린 모습이 남아있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소장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식물이나 소품, 피규어 등을 보면서 아침에 일어나 나도 모르게 '안녕!'이라는 말을 한다. 그 순간 그들에게 생명이 부여된다. 어린 시절에는 사물들과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그런 일이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 반려석이 인기가 있었다.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생명이 있는 동물들과 많은 시간을 할 수 없으니 바쁜 그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펫스톤'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일까. <돌멩이도 춤을 추어요>라는 책을 보면서 아이들처럼 우리들도 자연스럽게 말을 하게 된다.
제목의 힘일까. 표지를 보면 돌멩이들이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잔잔한 음악소리가 들린다.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돌멩이들. 돌멩이들은 모여서 춤을 추며 무엇을 할까. 다양한 모양과 색을 가진 돌멩이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있듯이 그들은 서로 다르지만 하나가 된 것처럼 원을 그리고 있다.
모두들 한 군데 모여 있는데, 하나만 외따로 혼자 있어요. - 책 내용 중에서
모두 모여있는데 왜 하나의 돌멩이만 혼자 있는 것일까. 이 장면을 보면 울컥해진다. 아무 표정이 없는 돌멩이지만 슬퍼 보인다. 현실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떨어져 있는 아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아이들의 슬픈 눈이 떠올라서인지 혼자 떨어져 있는 돌멩이를 보면 슬픈 마음이 든다. 먼저 다가갈 용기는 없지만 다른 돌멩이들이 오라고 이야기하면 환하게 웃으며 달려갈 텐데.
모두들 둥글게 둘러앉아 있어요. 아무도 안 울어요. 다들 웃어요. - 책 내용 중에서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혼자 있던 돌멩이도 다른 돌멩이들과 함께 있다. 돌멩이들처럼 책을 보는 우리들도 웃게 된다.
차가운 느낌의 돌멩이지만 책에서 만나는 돌멩이는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지금은 펫스톤으로 만나지만 예전에는 놀잇감으로 사용한 정겨운 돌멩이다. 돈을 주고 사는 수석이 아니더라도 여행을 가서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드는 돌멩이를 주워온 적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모양과 색을 가진 돌멩이들을 보면서 여러 감정을 느끼고 어린 시절을 추억도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