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쥐의 꽃신 단비어린이 문학
염연화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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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팥쥐'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분한다면 이 두 인물은 그런 부분들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이야기의 결과는 콩쥐에게는 좋은 일이 생기고 팥쥐는 지은 죄만큼의 벌을 받는다. 권선징악을 대표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항상 우리 마음속에서는 두 인물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남아있다. 인간을 선과 악으로만 구분할 수 없겠지만 나쁜 사람이라 생각되는 인물들이 죄를 받고 착한 인물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조금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팥쥐의 꽃신>에서는 우리가 만났던, 알고 있던 팥쥐와 다른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콩쥐가 김 감사 재취 자리로 시집을 간 후 팥쥐의 삶은 뒤죽박죽이 된다. 콩쥐가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서 어머니는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새아버지는 그 이후에 시름시름 앓는다. 아픈 새아버지와 동생 깨쥐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빈둥빈둥 놀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하루가 바쁘고 빨리 흘러간다. 시집간 콩쥐는 연락도 없다. 지금의 힘든 상황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아프다는데도 집에 찾아오지 않는 콩쥐가 야속하다.



 

동생 깨쥐를 위해서라도 콩쥐를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콩쥐에게 가는 길에 개울에서 양반의 행차와 마주한다. 징검돌을 급하게 건너다 꽃신 한 짝을 잃어버린다. 어쩔 수 없이 한쪽만 신고 콩쥐를 찾아가는 팥쥐. 이 일은 앞으로 일어난 일들의 출발이 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콩쥐가 연락을 할 수 없었던 상황들을 보면서 늘 착하기만 한 콩쥐가 현실에서는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주도적이지 못하였기에 그런 상황들을 마주한 것은 아닐까. 콩쥐가 변화하는데 팥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시대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은 힘들다. 없는 듯이 지내야 하며 목소리 내는 일 조차 힘들다. 참는 것이 미덕이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콩쥐와 팥쥐는 활력소 역할을 하는 곳을 만든다.

 

<팥쥐의 꽃신>에서는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매력적인 팥쥐를 만날 수 있다. 불합리한 현실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우리가 알던 팥쥐와 다른 느낌으로 만나는 것이 흥미롭다. 그렇게 심술을 부렸던 것이 합리화 될수 없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들으며 나쁜 팥쥐라는 생각은 사라진다. 누군가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간혹 오해하는 일들이 벌어지다. 그동안 팥쥐에 대해 우리가 오해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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