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앞보다는 뒤를 돌아다보는 경우가 많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뒤를 돌아다보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여학생들에게 있어 학창 시절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질풍노도기라 말하는 그 시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과는 전우애 같은 감정이 있다. 구르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이 다가온다. 그럴때 말하지 않아도 내 감정을 알아주는 친구들이 있기에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학창 시절의 느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공유할 추억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책을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보게 된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2005년도 단편집이 리커버판으로 출간된 것이다.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해 여러 편을 만났는데 이 작품은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되었다. 작품을 만나면서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과 여고생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 가족들과의 관계는 공감하면서 만나는데 다른 부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다. 



 

여러 단편들은 연결고리가 있다. 각 이야기마다 1인칭 화자가 있다. 1인칭 화자의 주변 인물들 중에 누군가가 다른 이야기의 1인칭 화자가 된다. '평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보통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여고생들이라 말해야 할까. 공부, 진로, 가족, 이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렵거나 불편한 사실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친구들에게 '다카노 씨'라 불리는 미요의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다.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일어나서는 안 될이다. 미요가 미성년자인 줄 알면서 그런 일을 벌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여학생들의 평범한 이야기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누구보다 심한 성장통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추억을 선물하는 이야기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밤새도록 나눈 이야기, 함께 먹던 간식, 짝사랑 상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수많은 추억들을 공유하였다. 친구들을 떠올리며 웃음을 짓게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어두운 감정을 다룬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런 부분조차 우리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