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탐험대 -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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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들을 대부분 만났기에 이번 작품도 읽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도서라는 생각으로 선택하지만 결국은 내가 더 좋아하는 책들이다. 제목만 보고 내용을 추측한 것이 창피하고 등장인물들에게 미안하다. <흉가탐험대>라는 제목만 보고 아이들이 흉가를 방문하는 흥미진진한 모험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제목만으로 단순하게 내용을 추측한 것이다.



 

도수의 아빠는 초등학교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한다. 공부를 잘한 아빠이지만 모든 사람이 공부로 성공할 수 없다면서 도수에게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공부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는데 "도수도 뭔가 하게 해 주어야지 그냥 두면 안 돼."라는 할머니의 유언으로 아빠는 바뀐다. 네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라는 아빠의 말에 세계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진심으로 여행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엄마가 읽던 책 제목을 보고 생각 없이 말한 것이다. 그 말을 한 것부터 잘못된 것일까. 도수의 말을 듣고 아빠가 '겨울방학 세계사 캠프'에 지원서를 내서 참여하게 된다.

 

우연히, 캠프에서 같은 반 친구 서린, 수민, 해초를 만난다. 좋은 경험을 위해 간 캠프에서 도수에게는 잊지 못할 일들이 생긴다. 아니, 잊어서는 안 될 일이 생긴다. 같은 반 친구 네 명이 참여한 캠프였지만 지금은 서린, 수민, 도수만 남아있다. 해초는 세 명의 친구 곁에 없다. 공부도 잘하고 누구보다 밝은 해초는 왜 우리 곁에 없는 것일까.

 

해초가 그 일을 당했을 때 세 명의 친구는 서로 다른 곳에서 바라본 목격자이다. 그 누구도 그 일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두려움 때문에 말하지 못했는데 무거운 돌덩이가 되어 마음에 남아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 당시 자신들이 본 것을 말했더라면 해초는 자신들 곁에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세 친구들은 하루하루고 고통스럽다. 아이들이 닥터쌩을 따라 초록대문에 간 것은 용서를 빌기 위해서가 아닐까.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지만 그것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에 눈길이 가는 이야기이다. 해초가 당한 일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지 않을까. 현실에서도 벌어지는 일들이라 책 속 이야기라며 그냥 지나치게 되지 않는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믿으며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그런 일을 벌이는 그들에게 '인간'이라는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다시는, 다시는 해초 같은 아이들이 없게 해 달라고 통곡하시는데 마음 아파서 혼났다. - p.216

 

책을 덮는 우리의 마음도 해초 엄마의 마음과 같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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