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과 함께 떠나는 여행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한다. 코로나 이전의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이제는 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다. 상황이 나아지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여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당장 떠날 수는 없지만 어디론가 가고 싶을 때는 여행을 다녀온 예전 사진이나 여행 관련 도서를 많이 보게 된다. 이번에 만난 책은 '답사여행의 대명사'라 불리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이다. 사계절마다 찾아갈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 달에 두 곳씩 소개하고 있으니 책에는 24곳의 여행지를 만날 수 있다.

언제 어디를 가도 좋지만 가면 좋은 시기들이 있을 것이다.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겠지만 그런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다. 12월에는 어디를 가면 좋을까. 이 책에서는 단양 소쇄원과 단양 적성을 소개하고 있다. 각 장소마다 소제목들이 있다. 그 제목들을 보면 장소의 특징과 느낌을 알 수 있다. 소쇄원은 '조선시대 원림에서 만나는 자연과 인공의 행복한 조화'이고 적성은 '삼국시대 역사를 만날 수 있는 단양의 명승'이다. 이처럼 각 장소의 소제목을 보면서 여행의 설렘을 더 가질 수 있다. 

여행을 다녀와서 눈과 마음에 담아오지만 가끔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다이어리 형식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여행지에 대한 짧은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어디를 갔는지 보다는 누구와 어떤 이유로 가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의미 있지 않을까. 여행의 내용을 적는 것은 단순한 기록의 의미는 아닐 것이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정리의 시간을 만들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느끼는 법이다. 그 경험의 폭은 지적인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 삶의 체험 모두를 말한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을 펴내며 중에서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행지들을 가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보며 장소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책 내용처럼 알지 못하고 가면 많은 것을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전문적인 여행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내가 가는 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역사적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의미들을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