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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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경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내 이름은 망고>를 통해서이다. 그 작품을 보면서 스토리도 좋았지만 공간적인 느낌이 살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캄보디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도 공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크다. 공간적인 이동을 한다는 특성이 있어서인지 진이와 함께 숨 막히는듯한 이동을 하며 단숨에 책을 읽게 된다.



 

기면증 때문에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해 졸업을 하지 못한 진이는 '캐딜락 전당사'에서 일을 한다. 아버지, 12살에 처음 만난 정희 아줌마와 함께 살고 있다. 캐딜락 전당사의 사장님은 누구보다 진이를 챙겨준다. 진이는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사실혼의 관계인 부모와 함께 살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지지 않았지만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사람이다. '기면증'이 자신을 조금 힘들게 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면서 이전의 삶과는 달라진다.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고 진이의 능력들이 흥미롭게 다가와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된다. 

 





'전당포'라는 공간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도박에 빠져 사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공간이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진 절박함은 살아가기 위한 것과는 다르다.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보여주는 사람들과 마주하는 힘든 일이지만 성 사장님, 철민이 형과 함께 일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아빠와 정희 아줌마의 대화에서 포트, 케이트 등의 알 수 없는 단어들을 듣게 된다. 몰랐던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것은 행복일까. 아니면, 불행의 시작일까. 단순히 기면증이라고 알았던 자신에게 다른 사람과는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을 선택하지 말고 상황을 선택했어야지. 사람이란 존재는 그 상황에 따라 천만 번도 달라질 수 있는 거야." - p.223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면서 밝혀지는 진실들과 마주하는 여러 사람들.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그 능력으로 인해 누군가는 멀리하고 가까이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된다.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우리는 후회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다. 만약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이 특별히 공간의 힘이 큰 것은 사건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 빨려 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글이 아니라 눈으로 그것을 그려 보며 함께 이동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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