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I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스티브 타세인 지음, 윤경선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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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불리는 이름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름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그 이름이 불리고 자라면서도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이름은 나를 표현하고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난민 I>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이름은 조금 색다르다. 이들이 불리는 것을 이름이라 할 수 있을까. I, L, E, ,V, O 등 알파벳으로 불린다. 아이들은 원래의 이름을 잃었다. '생명 증서'와도 같은 여권이 없어 아이들이 난민 캠프에서 나갈 수 없다. 여권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신분증이다. 여권이 없기에 아이들은 한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혼자 남겨진 I는  남매지간인 L과 E가 부럽다.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것이 아니라 둘이라면 서로 의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진흙탕뿐인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I의 긍정적인 생각들은 오히려 책을 보는 우리들의 마음을 울린다. 배고픈 것이 일상인 아이들은 늘 진흙탕 속에서 먹을 것을 찾아다닌다. 만약, 먹을 것이 있더라도 배고프니 내가 먼저 먹게 되지 않을까. I는 다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엄마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자신의 생일날 친구들에게 선물을 한다. 진흙탕에서 힘들게 찾은 사과 심과 가지고 있던 인형을 친구들에게 선물로 준다. 다른 날도 생일에 난민 캠프에 있다는 것만으로 슬플텐데 I는 그런 생각보다는 친구들의 행복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글을 배우는 아이들, 아이들이 나뭇가지로 흙바닥에 단어들을 쓰는 것을 보면서 우리들은 이들이 가진 알파벳으로 'LOVE'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세상에 자신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슬픈 말을 했지만 사랑스러운 존재들이다. 모두가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한다. 

 

우리는 절대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집은 사라져버렸으니까. 세상은 우리를 원하지 않는다. - p.132

 

소중한 보금자리와 자신의 이름을 잃은 아이들. 꿈과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일을 꿈꾸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들이 가는 길에 우리들은 장애물이 아닌 디딤돌이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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