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수사단
주영하 지음 / 스윙테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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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두가 등을 돌려도 가족만큼은 나를 바라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누구나 그런 마음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가족은 남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인연의 끈이 될 수도 있다. 든든한 내 편이 아니라 눈을 맞추며 보는 것이 힘든 사이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콩가루 수사단>에서도 원수 같은 가족을 만날 수 있다.

 

 

경찰대를 졸업하고 강력팀에서 근무하는 현호의 집에 침입자가 나타났다. 현호는 그들을 가족이 아닌 자신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침입한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작 가지망생 큰 누나 진주, 돌쟁이 조카와 함께 온 작은 누나 현주에 이어 엄마 희례 여사까지 현호의 집으로 찾아왔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들춰내어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다.

 

눈만 마주 춰도 으르렁거리며 싸우다가 하나로 만들어 준 계기가 생긴다. 이제 돌이 지난 조카 지우가 사라가 사라진 것이다. 유괴범이 돈을 요구하다 협상이 결렬되며 어디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경찰을 믿을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어릴 적 아빠와 함께 만들었던 수사대를 떠올리며 가족들은 똘똘 뭉친다. 이들은 사라진 지우를 찾을 수 있을까.

 

사라진 지우를 찾는 사건을 포함해 이 책에서는 일곱편의 이야기 속에서 사건을 만난다. 콩가루 집안이라며 서로를 따뜻하게 보지 못했는데 이들을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건 해결의 유쾌한 과정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이들이 머리를 맞대어 해결해가는 과정은 웃음을 짓게 한다. 무거운 사건들이 아니라 콩가루 수사단은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사건들을 해결해 간다. 그 과정 속에서 너무 다른 것 같은 가족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가족을 만난다.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매일 웃으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은 서로에게 작은 상처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미움이 아닌 사랑을 기반으로 한 행동과 말이기에 이내 서로를 보듬어주는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서로를 보며 부드러운 표현을 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현호가 콩가루 가족이라는 말이 아닌 다른 표현으로 자신의 가족들을 품어가지 않을까. 만만치 않은 분향이지만 유쾌함이 있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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