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여우의 북극 바캉스 사계절 저학년문고 69
오주영 지음, 심보영 그림 / 사계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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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찾아와서인지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빙수가 먹고 싶어지는 표지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행복해 보인다. 행복해 보이는 것인지, 행복을 바라는 것인지는 이야기를 통해 알아갈 수 있다. 사람들은 더위가 찾아오면 어디로 바캉스를 가고 싶을까. 바다를 많이 찾아가지 않을까. 빨간 여우가 북극에서 보내는 바캉스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빨간 여우는 노을 항구 앞 여우 찻집의 주인이다. 손님들은 빨간 여우가 정성껏 만든 매실차에 관심이 없다. 더우니까 얼음을 채워 마실 뿐이다. 선풍기가 돌아가도 땀이 날 정도로 더운 날에 자신이 만든 매실차의 정성을 모르는 손님들 때문에 일이 즐겁지 않았다. 이럴 때는 어디론가 여행을 가는 것이 좋다는 알고 있었던 것일까,

 

빨간 여우는 바캉스를 떠나고 싶은 마음에 '고드름호'에 몰래 올라탄다. '고드름호'에는 호랑이, 안경을 쓴 담비, 선장 모자를 쓴 늑대가 있다. 몰래 탄 것이 들켜 빨간 여우는 청소반장이 된다. 이 배는 의심스러운 것들이 보인다. 실험실, 생물실이 있고 아주 기다란 실험대도 보인다. 커다란 냉장고가 세 대나 있지만 모두 비어있다. 이상한 기기들과 실험 도구들이 있는 이 배의 정체는 무엇일까.

 

 

빨간 여우가 가고 싶었던 북극에 드디어 도착했다. 그곳에서 만난 북극곰의 배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우글쭈글했다. 이런 북극곰의 모습은 기사를 통해 보았을 것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먹잇감이 없어 굶어 죽는 일이 많은 것이다. 책에서 만난 북극곰의 모습도 그렇다. 먹을 것이 없으니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하는 북극곰의 모습을 보며 웃을 수만은 없다.

 

"북극곰 씨는 물범 사냥꾼이잖아요?"

"물범이 있어야 사냥꾼도 있는 법이죠. 보시다시피 지금은 해적 영업 중이에요." p.81~82

 

빨간 여우의 즐거운 여행을 상상했던 우리들에게 조금은 충격을 안겨 준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누구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유쾌한 이야기임에도 웃으며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환경에 대해 무겁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갖게 한다.

 

 

책에는 호랑이, 담비, 늑대, 여우 등의 멸종 위기 동물들이 등장한다.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계속 만날 수 있을지, 사진으로만 볼 수 있을지가 정해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벌어진 일이기에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지만 삽화를 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유쾌하게 풀어가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북극곰이 해적 영업을 하지 않고 고래들이 배가 아픈 일이 없도록 우리들은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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