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네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4
박현숙 지음, 박성은 그림 / 책고래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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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도시에 살고 있어 우리들이 어렸을 적 가졌던 자연과의 추억은 많지 않다. 농촌 체험도 비용을 지불해서 하는 경우가 있으니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다. 방학이면 찾아가던 외할머니 댁에서의 소중한 추억들은 지금도 마음속에 남아 있다. 형제, 사촌들이 모였을 때 외할머니와의 추억은 우리의 즐거운 이야기 소재가 된다. 이런 즐거움을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 가질 수 있을까.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살고 있는 외할머니와의 추억은 나름대로 만들어가지만 포근한 자연 속에서의 일상들은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엄마가 동생을 낳아 외할머니 댁에 가게 된 아이. 아이는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직도 부모님의 품에서 어리광을 피울 나이인데 동생이 태어나 잠시 엄마 곁은 떠나야 한다. 어른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해되는 내용이지만 아직 어린아이들은 동생이 미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외할머니네 가는 발걸음이 무겁고 마음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외할머니 손을 잡고 가는 아이의 표정이 밝지 않다. 엄마의 뒷모습만 보이지만 엄마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엄마가 더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아이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외할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아이가 마루 끝에 앉아 먹는 누룽지의 맛은 함께 느껴진다. 지금도 누룽지는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외할머니 댁에 가서 먹던 누룽지 맛은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다. 고무 대야에서 하는 목욕, 비밀 창고 같은 다락, 승차감은 별로이지만 재미를 느끼는 소달구지 등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들이 하나씩 쌓여간다. 도시와 달리 시골에서의 풍경부터 작은 것 하나까지 신기했다. 지루함이 아니라 편안함과 자염스러움을 선물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엄마를 찾는 어쩔 수 없는 어린아이다. 누구나 아프면 엄마를 먼저 찾게 된다.아프니까 엄마가 더 보고싶어진다. 엄마를 보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이 전해질까. 엄마는 이런 아이의 마음을 알고 언제쯤 찾아올까.

 

정겨운 풍경과 외할머니의 따듯한 마음이 전해지는 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오히려 어른들이 위로받는다. 어릴 적 추억들을 소환하며 그 따듯함을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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