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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 클래식 11
정해왕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20년 3월
평점 :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 달라진다. 아침에
꼬이는 일이 생기면 하루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거울을 보며 긍정적인 표현을 의도적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의도적인 행동이나 말이 아니라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이 크게 되돌아오는 경험들도 있다. 누군가에게 대가를 바라며 선의를 베푸는
일은 과연 선의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진심으로 대한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다시 돌아온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는 사람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된다.

찬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밤, 늙은 나그네가 문을 두드린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으리으리한 부잣집에 사는 주인은 더러운 거지에게 내어줄 줄 방이 없다며 문전박대를 한다. 허름한 오두막집에 사는
아주머니는 없는 살림이지만 나그네를 집안으로 들인다. 가진 것이 많다고 나눔을 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렇게 많은 것 중 하나를 주어도
모자람이 없을 텐데 부잣집 주인은 더러운 거지라며 문안으로 한 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하게 한다. 아주머니는 아이들에게 새 옷을 입히지 못할
형편이지만 추운 겨울밤에 갈 곳이 없어 헤매는 나그네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먹을 것이 많아서 나누는 것이 아니었다. 썰렁한 집안을 미안해하며
잠자리를 마련해 준다.

누구의 행동이 옳은 것인가를 떠나 다른 사람들의 어려운 점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이 나에게도 있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살기 힘든 상황이지만 나보다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여유가 있기를 바란다. 가진 것이 없다고 불행하거나 슬프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아주머니의 미소를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부잣집 주인을 보며 인간이 가진 욕심의 끝은 어디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99개 가진 사람이 하나를 더 가져 100개를 채우려는 것은 분명 욕심이다. 욕심이 무서운 것은 그것을 가지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자신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오늘 당신은, 해 뜰 때 한 일을 해 질 때까지
하게 될 것이오."
늙은 나그네가 떠나며 한 말을 마음에 새겨본다. 우리가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그 말은 행운이 될 수도 있고 저주가 될 수도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은 배려가 낳은 힘은 크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한 가식적인 행동은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좋은 하루를 위해 좋은 삶을 위해 내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좋은 일로 하루를 시작하라, 그러면 온종일 복이
깃들리라."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