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 불어판 완역 청소년 모던 클래식 4
가스통 르루 지음, 박찬규 옮김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공연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 국내 뮤지컬을 보았지만 오리지널 공연을  못보았기에 이번에 보려고 계획 중이다. 처음 공연을 보고 나서 정확한 대사들을 알고 싶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던 기억이 있다. 대사 하나하나를 다시 들여다보며 오래도록 감동을 간직했던 기억이 있다. 그 감동을 이번에는 소설로 만났다.

 

 

소설로 만나는 <오페라의 유령>도 흥미롭다. 뮤지컬을 보아서인지 상황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넘버들이 배경음악처럼 흐른다. 이야기를 몰라도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넘버들이다. 에릭의 아픔이 노래로 전해진 것이다. 아픔을 승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다. 하지만 그 아픔이 자의가 아닌 타의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끔찍한 외모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에릭은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떠돈다. 다행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집시들에게 배운 기예와 마술을 배우고, 누구보다 멋지게 노래를 불렀다. 외모만큼 특별한 재능 때문에 그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어쩌면 그는 불행한 운명을 안고 태어난 사람 같다. 세상이 그의 평범한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일까. 그는 누구에게도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버린다. 아니, 숨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나는 그의 노래를 들었고, 거기에 머물렀죠. 더 이상 아무 말도 필요 없었어요… (중략) 그의 목소리는 내게 고통과 기쁨, 절망과 희열, 순교의 고난과 승리의 도취감을 모두 맛보게 해주었어요. - 본문 213쪽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삶과는 반대로 그의 노래는 우리들에게 오래도록 남는다. 그의 노래를 평가한다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이다. 에릭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들을 보며 추리소설 같은 느낌을 받는다.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중심에 누가 있는지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속에 함께 들어가며 긴장감을 갖는다,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긴장감도 있다. 우리는 늘 무대만 보고있으니 보이지 않는 공간들이 비밀처럼 느껴지고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뮤지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을 소설로 만났다. 뮤지컬만큼이나 슬프고 긴장감이 있는 작품이다.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 에릭을 보며 그가 저지른 일들을 용서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부모가 보듬어주고 주위의 시선이 달랐다면 그의 삶에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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