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대 갱년기 문학의 즐거움 55
제성은 지음, 이승연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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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가 있는 집에서 종종 사춘기와 갱년기가 만나면 누가 이길까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갱년기로 힘들지만 사춘기 자녀의 모든 것을 품어 주는 일이 많다. 간혹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며 큰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결국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한다. <사춘기 대 갱년기>를 보며 누가누가 더 배려를 받아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 이해하며 배려를 하게 된다.

 

 

'결혼 적령기'를 넘긴 나이에 결혼을 한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 이루나. 평생 사이좋은 모녀가 되자고 약속을 했지만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는 아이가 되었다. 지각을 하는 것도 아껴두었던 티셔츠에 케첩이 튀어 버린 것도 엄마 때문이라 말하는 루나.

 

루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다. 갱년기인 엄마들이 루나와 같은 아이를 집에서 만나고 있어 이 책을 읽는 루나와 같은 또래뿐만 아니라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공감하며 보게 된다. 사춘기가 벼슬이냐고 말하는 엄마도 있다. 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며 누구나 마주하는 시기이지만 지혜롭게 지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만나는 루나와 엄마를 보며 지금 곁에 있는 사춘기 아이를 조금은 너그럽게 바라본다. 아이 또한 루나의 엄마를 보며 자신의 엄마를 생각하지 않을까.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고 짜증아 나는 루나. 엄마에게 이야기를 해도 반응이 없다. 자신의 감정 때문에 엄마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자신의 상처가 아파 다른 사람의 상처를 보지 못할 때가 있다. 루나는 사춘기로 힘든 시간이 보내고 있을 때 엄마는 갱년기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엄마가 자신을 봐주지 않는 것에 화가 나고 섭섭해한다.

 

"사춘기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시기잖아. 갱년기는 자기 자신에게 엄마 노릇을 시작하는 시기래." - 본문 136쪽

 

삽화들도 책을 읽는 재미를 갖게 한다. 엄마와 루나의 대치 상황들이나 엄마가 갱년기라 나타나는 증상들을 삽화를 통해 알려주고 있어 아이들은 집에는 보는 엄마의 모습처럼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다. 삽화만으로도 지금 어떤 상황이며 인물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그분'이라 불리며 찾아온 사춘기가 찾아온 루나. 선풍기를 코앞에 갖다 놓고 바람을 맞을 만큼 더위를 느끼는 엄마. 두 사람에게 일상의 변화가 찾아온다. 혼자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가족들도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로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사춘기가 찾아온 루나와 갱년기로 지친 엄마는 결국 서로에게 위로받지 못하고 각자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두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는 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힘든 시기일수 있는 사춘기와 갱년기를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해결하기 어렵고 무거운 문제가 아니라 함께 즐겁게 해결해 갈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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