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에디터스 컬렉션 6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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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매번 읽기를 시도했지만 초반에 읽다가 포기한 책이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책은 아니지만 인간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불편함으로 다가와서일까.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웃음을 짓게 한다.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들도 어쩌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는 고양이,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 본문 7쪽

 

이름이 없다고 소개한 고양이는 선생의 집에 살게 되면서 선생의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들으며 인간이 감추고 싶은 모습을 우리들에게 말해준다. 삶의 환경이 다르고 역사적 배경이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읽게 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처음부터 읽으면서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가며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민낯을 보며 인간의 숨겨진 모습에 조금씩 공감한다. 남들에게는 지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고고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국 욕망과 욕심으로 가득 차있고 자기를 먼저 생각하는 위선자의 모습을 만난다.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지 않고 그 나약함을 합리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물론 우리들은 늘 같은 얼굴을 하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실을 숨기고 거짓 가면을 쓰는 사람들은 가까이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자기의 어리석음을 인지하는 것만큼 훌륭하게 보이는 것은 없다. 이를 자각한 바보 앞에서 잘난 척하는 모든 족속은 머리를 깊이 숙어야 한다. - 본문 373쪽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자만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답지 않은 모습들을 비틀고 있다. 나는 고양이라 당당히 말하는데 우리들은 인간이라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우리들은 가끔 어떤 이들에게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말을 한다. 그 말은 동물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누가 위에 위에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 게된다. 위아래를 구분 짓는 것조차 의미 없는 일이겠지만.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가끔 잊고 살아간다.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도 잊는다. 바쁘다는 이유로 앞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잠시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아마도 이런 점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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