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바람이 분다 - 삶과 꿈 그리고 늙어감에 대하여
양재오 지음 / 문예출판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죽음과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즐거움을 알지 못했다. 나이 들어감은 숫자만 늘어가는 것은 아니다. 죽음도 이제는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웰빙이 있듯이 웰다잉이라는 말도 있다. 죽음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일이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일이다. 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가오는지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지금 살아가는 삶을 들여다보며 앞으로 다가올 죽음을 두려움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흐르는 강물처럼 한 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죽음의 때도 그만큼 다가온다. - 본문 41쪽

 

 

'지금도, 바람이 분다'라는 제목을 보며 '흔들리지 않고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글이 떠오른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바람 속에 있다. 더위를 식혀주고 쉬어갈 수 있는 선선한 바람도 있지만 거센 바람도 불어온다. 거센 바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책에서 의미하는 바람과 다르지만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것은 같다.

 

책의 첫 부분부터 편안함을 주며 마음을 울린다. 새해가 되니 이런저런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연말이 되면 지키지 못해 자책하며 다른 새해를 맞이하고 또 계획을 세운다. 이런 일들을 반복한다. 목표나 꿈이 없으면 게으르고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꿈과 목표가 없으면 잘못된 것인지 스스로 생각할 때도 있다. 구체적인 목표가 없어도 괜찮다고 토닥인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생활하며 느낀 것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사람사는 것은 다 같다고 했던가. 국적이나 지위를 떠나 누구나 고민하는 것들을 만날 수 있다. 해결방법을 제시하기보다는 책을 보며 각자의 방법대로 해결해 나갈수 있게 한다. 부담없이 다가오는 글들은 바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잠시 쉬게 만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니 그냥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삶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살아가야한다. 나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문제들은 무거운 주제로 다가올 수 있지만 현재의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니다. 내 문제,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니라며 간과할 수 없다. 내 삶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삶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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