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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아빠 팬티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아빠 이야기 ㅣ 꿈공작소 4
타이-마르크 르탄 글, 바루 그림, 이주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7월
평점 :
방귀, 똥, 코딱지. 더럽지만 아이들에게 실패하지 않는 아이템이다. 확실하다. 슈퍼 히어로, 거인, 악당. 역시 아이들은 열광한다, 물론 남자아이들이 더더욱. 팬티가 나오는 이야기도 인기폭발이다. '빤스'가 들어가는 어는 아동 히어로물이 인기가 많았던 것도 같다. 꼭 겉옷 위에 입는 원색의 팬티를 입은 슈퍼 히어로는 고전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도가 높다고도 할 수 있겠다. 안티 히어로에 끌리는 마이너한 성향을 가진 아이라면 엽기 과학 쪽으로 살펴보면 '프래니'라는 꽤 괜찮은 캐릭터를 추천할만 하겠다.
'세상에서 가장 힘센 우리 아빠'는 남자 아이들의 로망이다. 그 로망이 깨져가는 순간을 무사히 극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통과의례임은 물론이고. 『초강력 아빠 팬티』의 아빠는 무려 프로 레슬러이다. 챔피언 팬티는 아빠의 상징이며 유니폼이다. 아빠가 팬티를 입고 레슬링을 하러 출근하는 것에 태클을 걸 사람은 설마 없겠지? 아이들의 저 기대에 찬 눈을 보면서 그렇게 이야기할 용기가 있다니, 그런 잔인한 영혼은 책장을 조용히 덥고 침묵해주길 바란다.
아무튼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프로 레슬러이며, 엄마가 '슈퍼 챔피언'의 약자를 수 놓은 팬티를 입고 출근한다. '지옥의 팽이'와 '노르망디 장롱' 같은 레슬러들이 아빠의 직장 동료인데, 거하게 싸우고 돌아오면 엄마가 상냥한 위로를 해준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나고, 세상에서 가장 힘센 프로 레슬러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우리 아빠'가 된다. 아빠와 가장 친한 레슬러 아저씨는 거인 중의 거인인 '지부티 거인'인데 아빠에게 무릎을 꿇고 친구가 되었다. 아빠 만세다!
아무튼 슈퍼 챔피언 팬티를 입고, 레슬러 가면까지 쓴 세상에서 가장 힘센 아빠는 아들을 위해 일상의 여러 가지 일들을 척척 수행하는데, 아들 기 살리기에는 최상이요, 주변의 민폐는 산더미 같다. '그럼 어때, 우리 아빠가 이기는데!'라는 아들의 큰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잊지 말자, 어디까지 이 책은 남자아이들의 로망을 충실히 재현해주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역시 세상에서 가장 힘센 아빠에 대적할만한 라이벌이 등장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구성은 없다. 그래서 등장한 역시 '세상에서 가장 힘센 또 다른 레슬러 아빠'인 '핵폭탄 따귀'마만큼 적역인 인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만능 우리 아빠'에 관한 따스하고 유머러스한 책들이 촤르륵 펼쳐진다. 당당히 한 자락을 차지하기에는 워낙 뉴페이스인 관계로 다소 시일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만져지는 기분이었다. 무한도전도 레슬링 중, 그림책도 레슬링 중이다. 레슬링에 빠진 당신, 아이와 함께 이 책도 읽어보시라. 아빠는 자랑스러워하는 아이의 눈빛으로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사람이 된다는 진리를 끄집어내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