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의 생일은 365일 미래그림책 23
론 바레트 그림, 쥬디 바레트 글, 정혜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품절


4월 9일, 아홉 살바기 벤자민의 즐거운 생일 파티가 막 끝났을 때,
벤자민은 너무 슬펐어요.
열 살 생일까지 꼬박 1년을, 365일을 기다려야 하다니!
즐거운 기분은 다 어디로 갔는지,
벤자민은 생일이 금새 지나가버린 것이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어요.

아하-!!!

벤자민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1년, 365일을 생일처럼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벤자민은 선물을 받고 포장을 처음 뜯을 때의 행복함을,
다음 날, 그 다음 날, 그 다음다음 날도 느끼려고 했어요.
오늘의 선물을 포장해놓고,
다음 날 아침, 태연한 얼굴로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을 거에요.


벤자민은 바보? 천재?

선물을 하나 씩 포장해두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척하는 벤자민,
눈 뜬 새 아침에 전혀 새로운 선물을 발견하는 기쁨을 다음 번 생일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요!

오늘 밤엔 TV를 포장했어요.
다음 날엔 냉장고, 욕조, 식탁, 제라늄 화분, 할아버지 초상화, 소파, 커튼, 베개, 자명종 시계...
집 안에 있는 어떤 것도 선물인걸요!
비록 만화영화도 못보고, 목욕도 못하고, 배고파도 참아야 하지만,
요런 난감함은 생일선물을 받았을 때의 '서프라이즈~'에 비하면 정말 사소한 거랍니다.

벤자민은 정말 웃겨요. 그리고 귀엽죠.
생활 속의 '특별함'을 발견하는 것은 결국, 자기 마음 먹기 나름 아닐까요?
아이에게 생일처럼 특별한 날은 또 없어요.
정말 받고 싶은 선물을 주문할 수 있고,
그 날 만큼은 작은 왕처럼 모두에게 떠받들여져요.
생일이 아니라도, 아이의 하루하루가 응석과 투정으로 가득하다고 해도,
<1년에 딱 하루>라는 메리트는 참 대단하거든요!
벤자민은 아홉 살이지만 소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비법이,
바로 자기 안에 있다는 비밀을 발견해내요.
아주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비우면,
365일이 내게는 매 순간 '1년에 딱 한 번뿐인' 특별한 날로 기억될 수 있어요.
요 조그만 벤자민 녀석, 보기보다 정말 대단한걸요!

집 안의 모든 가구며, 소품이며, 식기며, 집기며...
하루하루 포장하고, 포장하던 벤자민은,
이번엔 진짜 열 살바기 생일을 맞았어요.
꼭 1년 전의 생일처럼 친구들도 초대했고요.
친구들은 벤자민을 찾아 사다리를 타고 지붕 꼭대기로 올라가야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벤자민의 집이 커다란 포장지로 곱게 에워싸 있고,
바람에 기다란 리본이 깃발처럼 펄럭여요.
세상에서 가장 크고 멋진 선물이라는군요!

와우!


벤자민은 더 이상 새로운 선물을 바라지 않을 거에요.
굳이 애써 포장하지 않아도, 자기 앞의 모든 것들이 다 선물이고, 앞으로도 변함없을테니까!
어리지만 누구보다도 현명해요.
벤자민은 작은 철학자 같아요.
어른은 그래서 아이를 동경하고, 때로는 존경할 수도 있답니다.

일상의 특별함을 발견해버린 벤자민들이여-

아홉, 열 살 무렵의 생일처럼, 스물이 되고, 서른을 맞을 너희들은,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생일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그러나 너희들이 한 때 생일이 되면,
한 없이 반짝이며, 티없이 말끔한 얼굴로
주위를 따사롭게 만드는 미소를 짓곤 했다는 것을 기억하렴.
그 때의 기억이,
너희가 만날 어떠한 회색빛 생일이라도 무찔러 줄 힘을 줄테니!

<지금은> 하루하루가 생일처럼 마음 껏 응석부리며 지낼 수 있는 다시 없을 마법의 시간이란다.
너희들의 꼬박 1년, 365일이 늘 그렇게 특별하지 않더라도,
바로 <지금을>, 감사하며 살지 않는다해도,
기억하렴.
분명 365일, 매 순간순간이 내 생일이었던 그 한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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