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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 '노래 잘하는 가수' 빅마마 리더 신연아가 고른 32가지 빛깔의 음악 이야기
신연아 지음 / 예담 / 201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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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든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짐을 느낍니다. 깔끔한 노란 색 표지와 '하루만' 제목 위에 수놓아지는 그려진 전축과 기타와 피아노, 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산뜻해지고, 따사로와 지는 느낌입니다.
책의 내용은 마치 봄에 내리는 봄비 처럼 촉촉하고, 한 여름의 햇살 처럼 에너지가 충만하며, 가을에 내리는 따사로운 햇볕같으며, 겨울 하늘에 걸려 있는 회색 구름 처럼 은은합니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정말이지 반가운 것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가수들의 이름과 내가 정말 좋아했었던, 그러나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다시 떠올려 보는 것조차 하지 않았던 가수들과 다시 조우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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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샤 카스, 다이도, 에디트 피아프, 데미안 라이스, 그리고 로라피지, 핑크 마티니, 세자리아 에보라, 라라 파비안, 에바 캐시디, 지미 스콧... ...
그 중에서도 제게 기억에 남는 가수는 파트리샤 카스 입니다. 아직 제 나이가 한 자릿 수일때, 음악이 과연 무엇인지 이해하기도 힘들 때이던 시절, TV에서 그녀의 공연 장면을 보았고, 온통 캄캄한 무대위에서 붉은 드레스와 구두를 신고, 열정적으로 MON MEC A MOI(내 남자)를 부느는 모습에 온통 정신이 빼았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파트리샤 카스는 저에게 있어서는 동화 속 신데렐라, 또는 백설공주 처럼 동경 또는 미지의 대상이었죠.
책에 나와 있듯이 얼마전 한국을 찾았던 그녀의 공연에 가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때 그시절로부터 너무나 시간이 지나버려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때의 열정 그대로 노래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다시금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다음에 그녀가 찾아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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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음악 이야기는 가을 낙엽에 위에 쓰여진 편지를 생각나게 합니다. 음악은 추억이라는 말 처럼, 음악에는 음악을 이야기하는 가수의 사연이 절절히 새겨져 있고, 또 그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있을 때 들었던 음악, 그리고 헤어지는 순간에 들었던 음악, 어렸을 적 가족과 함께 대공원에 놀러 갔을 때, 울려퍼지던 신나는 동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면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캐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몇 달 동안 음악 이란 걸 듣지 못하다 처음 들었던 그 음악...
책 속에 나와 있는 '음악은 추억을 사진 찍는 다'는 말처럼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인생은 그냥 무미건조한 무성 영화가 아니라, 아름다운 배경음악으로 가득찬 풍성한 인생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즐거운 음악도 있고, 다시 들으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음악도 있습니다.
가수 빅마마의 신연아 만 알고 있던 저에게, 그녀가 이처럼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란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감상에 젖어 가는 것이 서른 이고, 마흔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새로운 인생의 후반전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녀의 음악 일기와 같은 이 책을 통해 공유할 수 있었던 풍부한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녀를 통해 알게 된 주옥 같은 노래와 가수들은 저에게 앞으로 새로운 음악 보물이 될 줄로 압니다.
그리고 그녀는 많이 고민하고, 많이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졌던 고민을 과거에 그녀가 비슷하게 가졌다는 것을 알고는 동병의 연민을 가질 수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처럼 성찰이 깊은 글을 아직은 '이른 나이'에 써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마음을 터놓고 통할 수 있는 친구가 있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약 그런 친구가 있다면, 바로 이 책이 바로 그런 친구에게 숨기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