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가마타 히로키, 정숙영, 이정모 / 부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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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중에 즐겨보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영화를 소개해 주는 것이다. 특히나 영화에 대해 재미있는 시각으로 분석해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금 내가 읽은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은 바로 이와 비슷하다.
책 속에는 내가 이미 들어서 알고 있던, 갈릴레오, 멘델, 허블, 파브르, 다윈 이나 아인슈타인, 뉴턴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심리학 강의 시간에 배웠던, 지금도 기억이 나는 파블로프의 대니 양 반구의 작용에 관한 강의 에 대한 소개도 나와있다.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름만 들어서 아는, 수박 겉 핥기와 같은 지식이 이 책을 통해서 보다 두터워지기 위한 준비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윅스킬의 생물로부터 본 세계이다. 이 책에서 윅스킬은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환세계라는 개념으로,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와 생물들이 인식하는 세계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정의 하는 세계 또는 환경이란 우리 주위를 둘러싼 일체의 토양, 대기, 물 등 일체를 말한다. 하지만 윅스킬이 말하는 환세계는 그와 다르게, 어떤 하나의 개체가 인식하는 방식과 범위에 따라 세계의 의미가 정의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사람이 생각하는 환경 혹은 세계의 개념은 개나 곤충이 가지고 있는 그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고쳐 말하면, 인간이 이롭다고 생각하는 혹은 인간이 말하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이란, 동물들에게 있어서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진 것이 약 80년 전이란 것을 생각했을 때 너무나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개념이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당대의 과학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정도였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위와 같은 명_고전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소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책을 보다 잘 읽기 위한 방법과 배경지식을 더불어 설명해 주고 있다. 보다 좋은 것은 아마도 원저나 논문을 읽기에 대개의 독자들이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고...

하지만, 다행히도 책속에는 과학의 고전을 보다 쉽게 혹은 재밌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여러가지 종류의 책들을 각각의 챕터마다 함께 소개해 주고 있어서, 음식을 보고 군침이 돌듯이, 이 책을 읽는 나의 흥미를 돋구어 주었다.

뿐만 아니라, 베게너의 "대륙과 대양의 기원", 카슨의 "침묵의 봄",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 플리너우스의 "자연사", 왓슨의 "이중나선" 등 생소한, 그리고 평소에는 너무나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의 고전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나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 알고 싶다 는 흥미를 주는 존재로 뒤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각 챕터 마지막에는 같이 읽는 책에 대한 소개가 있는 데 그 안에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 성인이 읽으면 좋은 책 등 읽는 이에 대한 배려까지, 이 책을 쓴 작가가 어디까지 신경을 썼으며, 왜 이 책을 썼는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교토대 학생들이 가장 수업받고 싶은 교수 1위로 뽑았다는 책 커버의 광고문구가 없이 생긴 말은 아닌 듯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책을 접하고,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 과학이 평상시 대화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소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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