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노믹스 - 레드 경영에서 그린 경영으로의 전환
이충현 지음 / 시아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지난 주, 일본 10대 히트상품에 관한 리포트를 읽었다. 리포트에서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정작 상품들이 아닌, 하나의 짧은 코멘트였다.
’특이하게도 친환경 관련 상품은 히트상품에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과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이것을 이렇게 해석했다. 친환경은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닌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레드오션이다. 마치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신뢰가 경영상 중요방침이라고 말한 지 오래인 것 처럼, 친환경도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딱히 친환경 상품이 히트상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고 한다. 왜 그럴까? 지구 온난화로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면서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 현상 역시 지구환경 변화의 일부분이다. 현재 한반도 대륙은 기후는 전체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여름은 더욱 더워지고, 겨울은 추워지고 있으며 그 길이도 길어지고 있다. 4계절이 뚜렸한 기후대에서 일교차가 극심한 기후대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각에서 빙화가 녹는 속도에 대해서라든지, 실제로 오존층의 구멍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 논의가 활발하지만,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환경문제는 인류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열쇠인 것 만은 분명하다. 이 문제에 관해서라면 속도 문제에 대한 논의는 후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미 오래된 기업의 환경 경영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과연 잘 되어지고 있는 것인지, 혹은 어떤 기업이 잘 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는 것은, 소비자에게 있어서나, 기업에 있어서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노믹스] 2010년에 발행된 이 책에는 환경경영과 관련한 최신 정보가 망라되어 있다. 무엇보다 대기업 친환경에너지팀에서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그 어느 서적보다도 사실적이고 중요한 부분들을 잘 서술하고 있다. 

분명 이 책은 기존의 환경 경영 관련 서적과는 많이 다르다. 좋은 환경 경영은 전체를 알고 실무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필자의 경험적 판단 아래, 독자들이 기업 환경 경영에 대해 거시적인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 그리노믹스, 머리말 중에서 -


유통회사에서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 때문인지 유통 환경 경영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경영서적이 그렇지만,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처럼 특정 분야에 특화된 서적들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이고 개념적인 서적들도 좋지만 그러한 서적들은 먼 하늘에 떠있는 구름처럼 항상 보고 있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책들은 읽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고, 비슷한 직종에서 일하거나, 같은 분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줄 수 있다.

또한 이 책의 장점은 목차만을 살펴보더라도 한 눈에 알수 있다.

1장 환경경영의 시작은 상품에서부터_
2장 경영 차별화 전략으로 주목받는 그린마케팅_
3장 같이 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내다_
4장 매장을 보면 기업의 환경 경영을 알 수 있다_
5장 사업장은 물론 소비자의 폐기물까지도 관리한다_
6장 물류의 경쟁력을 높이는 저탄소_
 - 그리노믹스, 차례 중에서 -


1~2장에서는 환경관련 상품으로서 고효율 상품의 등장과 현재를 선진경영을 펼치고 있는 우수 기업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3장에서는 정부 및 공공기관, 민간 단체와의 파트너십 및 협력관계를 역시 우수 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4~6장은 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주제이다. 유통환경경영 사례와 어떤 유통매장이 우수한지에 대해 구체적인 통계와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주의하고 있는 에너지 효율과 관련한 부분에서도 보다 상세한 숫자와 그림으로 된 도식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보는 사람을 이해하게 끔 이끌고 있다.

테스코는 연간 약 53만 1,000t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이 중 약 75%에 해당하는 38만 5,000t의 폐기물이 재사용 또는 재활용되며 나머지 25%에 해당하는 14만 6,000t의 폐기물은 대부분 매립지행이었다.
 - 그리노믹스, 5장 사업장은 물론 소비자의 폐기물까지도 관리한다 중에서 -

또 한 가지 이 책의 장점은 이 책이 참고하고 있는 문헌들이 최신자료들이라는 것이다. 참고문헌의 자료들은 늦어도 2008년을 기점으로 한 자료이며, 09년과 10년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저자가 가진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트랜드와 자료를 반영하려고 노력한 면을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유통 업체를 비롯해서 많은 회사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방침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지속 가능한 경영’이란 말을 그대로 따라 가는 것을 넘어서 내실화하고 있는 기업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 든다. 아직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진정 ’사회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경영’보다는 ’회사의 안정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경영’을 우선에 두고 있으며, 이 때문에 환경 경영이 전면에 서지 못하고, 사업의 일부분에 국한되거나, 기업의 홍보차원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의 인식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감히 생각해 본다.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오염에 대해 모두들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이들이 차지하는 부분은 지엽적이고 부분적이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한 이유는 언론과 출판물 쪽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수없이 되풀이 되고 이야기 되어 왔지만 실제로 이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그 무엇과도 같았다. 우리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는 그런 매체와 책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리노믹스]는 모든 사람은 아니더라도, 유통 환경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에게는 실질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

보다 많은 환경 관련 뉴스나 책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비슷한 100가지의 기사는 보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보다는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00명의 기업과 사람이 있고, 그 100명의 관심과 직업이 다르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만권의 책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와 관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100권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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