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엑스포메이션
하라 켄야.무사시노 미술대학 히라 켄야 세미나 지음, 김장용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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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란 신비한 도구이다. 알몸 엑스포메이션, 처음보면 알몸이란 글에 주목하게 되지만, 잘 보면 뒤의 엑스포메이션에 주목하게 된다. Ex-formation 이란 In-formation에 대응하는 말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우선 말해두고 시작하는 게 좋을 것같다. 이 책은 알몸이 아니라 Ex-formation에 악센트를 주고 있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펼쳐봐야할 의미는 바로 Ex-formation에 있다. 따라서 '알몸'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 그런 것쯤이야 하고 여기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말하고 있는 Ex-formation이란 개념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면 유용한 도움이 되는 알토란 같은 것이란 사실이다. Information이 정보를 뜻하며 우리가 알아야 할 어떤 사실과 개념을 뜻한다면, Ex-formation은 우리가 모르고 있는 정보를 뜻한다. 즉,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에 대한 정보'를 뜻한다. 


 

이 Ex-formation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이 개념은 보는 사람 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효능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는 내가 발견한 효능 몇 가지를 언급하려 한다.



첫째, 소크라테스 문답법에서 말하듯이, 바로 자신에 대해 알기위한, 진정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 바로 Ex-formation이다.
"얼마나 모르는지에 대한 것을 알게하는 것"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것을 미지화하는, 즉 틀림없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 근원으로 되돌려 그야말로 그것을 처으 접하는 것과 같이 신선하고도 새롭게 그 맛을 재음미해 보려는 실험인 것이다.
-서문 에서-
  정보의 홍수, 넘치는 지식의 바다와 같은 지금에야 말로, 중요한 일인 듯하다. 그리고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정보에 대한 취사선택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주변에는 달콤하게 우리를 유혹하는 좋지않은 정보들에 휩싸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것이 바로 우리 자신을 Ex-formation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것은 어떤 문제라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를 두고 많은 정보를 찾은 다음 그 문제에 맞는 해답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고, 문제를 밝힌 다음 그것에 맞는 정보를 찾는 방법도 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필자는 무척 고민하게 되지만, 일단은 본질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좋은 것은 아닐까?



둘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의미를 더해 주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한꺼풀 벗겨 주는 것 그것이 바로  Ex-formation이다.
"구체적으로는 아기의 알몸을 다양한 소재로 표현해 보려는 것이다. -중략- 그런 아기의 모습을 보면 우리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만든다. 피부로 느껴야 할 아기의 형태를 그러한 물질로 대치시킬 경우 바로 알몸의 아기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변한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사물을 자세히 관찰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사실에 대해 분석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가지는 어떤 사물을 관찰한다는 것은 그 사물의 외형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그 사물의 작동원리 또는 행태를 예측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을 분석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실을 어떤 논리 법칙에 따라 쪼개어, 한 가지 사실이 담고 있는 외연적인 의미와 내연적인 의미를 알아내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른 의견도 가능하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내 소견이 좁다는 반증인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것은 나에게 '하나의 작은 발견' 과도 같았다.(이미 있던 것을 다시 보게 되었으므로 어쩌면 이것도 Ex-formation..)




셋째, 무에서 유를 창조해낼 수 있는 창조력을 심어 주는 것이 바로 Ex-formation이다.
"엉덩이를 두드리면 메마른 소리가 난다. 탱탱하게 부풀려진 면의 엉덩이가 좋은 소리를 낼 것같은 느낌이 든다. 작은 캐스터네츠는 체벌로서 엉덩이를 두드린다는 의미를 유머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Exformation을 또 다르게 설명하자면, '우리 주위의 사물을 그 자체로 바라조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생각해 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책 속에서 풀어내고 있는 여러가지 예들은 이런 Ex-formation에 대한 실험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을 사진을 통해 봄으로써 책을 읽는 나의 둔해진 뇌를 자극해 주는 듯했다.
"성적인 매력이나 부드러움 멸시, 조롱, 사랑스러움 등. 엉덩이라는 두 개의 볼륨에 그러한 다양한 이미지를 담고 있으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대상인 것이다."
-본무 중에서-
사람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고 우리의 오감은 그 각각 뿐만 아니라 둘 혹은 여럿이 호흡을 맞추어 여러가지 감각을 전해 온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우리의 상상력은 그 몇 배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감각을 이끌어 내는 과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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