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앙의 비밀 미스터리 야! 8
쿠지라 도이치로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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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이 가지는 매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나 추리소설을 주로 읽는 독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우연치 않게 추리소설을 많이 읽다보면 추리소설 특유의 전개방식이라거나 그 틀이 눈에 보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등장인물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새로운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과 소재의 추리소설을 만났을 때, 독자들은 페이지를 넘길 수록 더욱 작품에 빠져들고, 그렇게 책을 다 읽은 뒤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

[루비앙의 비밀]의 매력은 소재의 새로움이다. 고등학생인 레이는 어느날 죽어있는 아버지를 발견한다. 식물학자인 그의 가슴에는 칼이 박혀 있었고, ’루비앙’이라는 의문의 단어만을 남겨 놓는다. 책을 펼치면서 가장 먼저 자연스럽게 루비앙이란 단어에 대해 궁금증을 품게 된다. 그리고 작가는 시작과 함께 정면으로 우리에게 추리대결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식물학자를 둘러싼 의문과 걸맞게, 이 작품의 소재는 다분히 식물적(?)이다. 꽃말이나 풀이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다분히 그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안겨주는 책이었다. 물론 그만큼 신선한 재미를 [루비앙의 비밀]을 읽는 다른 이들에게도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루비앙의 비밀]의 또 다른 장점은 빠른 전개이다. 읽는 이가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그만큼 전개가 빠르다. 등장인물들도 그렇고,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루는 사건들도 그렇다. 보물찾기 하듯이 사건 보따리를 화악~ 풀어 헤쳐놓고 그것을 추스르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종반에 닿아잇다. 곧바로 곧바로 사건들이 이어질 뿐, 사건과 장면의 재연, 반복 같은 군더더기가 없다. 그런만큼 담백하게 읽히는 소설인 것 같다.

[루비앙의 비밀]의 묘사에서의 특징도 주목할만 하다. 이 소설에서는 다분히 영화적 기법이 쓰이고 있다. 영화적 기법이라고 하면 내가 좋아하는 한국소설 중 하나인 ’천변풍경’에서 주로 쓰인 기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 쓰인 것은 그것과는 사뭇 맛이 다르다. 천변풍경에서의 그것이 소설적 구조의 벽을 깨고, 현실과 사회의 모습을 공시적인 모습으로 그리려 했다면, [루비앙의 비밀]은 영화적 기법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전개방식에서 서로 같은 시간에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병치시킴으로써 시간을 순차적으로 구성해서 서술의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소설의 통시적인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보다 긴박감 넘치게, 그리고 어쩌면 단순할 수도 있는 사건을 더욱 재미이겠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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