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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여러가지 생각과 추억이 오버랩되는 사랑이 가득한 이야기
어느날 갑자기, 불행은 소리 소문없이 찾아왔다고 했던가?
작가의 마음이 나의 마음에 겹쳐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파하는 그녀의 마음, 작가인 그녀는 마음이 참으로 여린듯했다.
자신의 가족과 직업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 하나만 보고 달려온 사람인 만큼
그 아픔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내 머릿 속으로는 책 속 이야기와
오버랩되면서 그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생각이 연이어 밀려왔다.
5년 전 가족에게 닥친 불행,
병원의 오진, 그리고 큰 수술,
그 상처가 아물기 까지는 5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하지만 더 큰 아픔은 언제나 불안해야 한다는 것?
또한 마음에 생긴 생채기와
그렇게 지나가 버린 5년의 세월 그리고 앞으로의 몇 년간의 세월 또한
그렇게 흘러가 버리고 돌아오지 않을 거란 것?
난 슬퍼하지 않았다.
슬퍼하는 것은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 속에는 항상 먹구름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뒤에는 항상 그 무엇보다 밝은 햇살을 품고 싶었다.
세상에는 왜 착한 사람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지 너무나 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나서 또 다른 후회와 결심의 연속,
시간이 모든 걸 치유해 줄 거란 생각은 기우에 불과한 것 같다.
시간은 모든 걸 치유해 주지 않는다, 망각할 수도 없다,
아니 오히려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슬프다. 하지만 슬픈 이야기는 언제나 아름답다,
"사는 의미를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받는 무균병동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
아마도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을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죽음을 앞에 두고도 초연히 그것을 맞이해 오히려 당당했던 두 모녀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자세를 돌아볼 수 있는 듯하다...
나는 칠판에 "무엇인가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사람은, 보여줄 충실한 인생을 가져야 한다 - 안톤 체홉"이라고 쓴 뒤, 생목까지 올라온 울음을 삼켰다. 그리고 한참 만에야 수강생들을 향해 돌아섰다. 저들이 내 눈가에 맺힌 물기를 알아채지 못하길 바라면면
- 글 중에서 -
살아야 한다, 어른보다 더 어른 스러웠던 채 꽃피지 못했던 소녀마냥,
자신의 아픈 몸보다 남을 더 보살필 줄 알았던 한 소녀마냥,
그런 딸을 위해 눈물로 씌여진 책을 선물한 엄마처럼...
오늘 하루에 난 얼마나 충실했는가? 다시 한번 되돌아 보며 반성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