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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 철학, 답하는 종교
하카리 요시하루 지음, 김청균 옮김 / 어문학사 / 2009년 9월
평점 :
인문학의 쇠퇴의 시기라고 한다. 대학에서 철학이나 종교 외에도 인문학은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과목이 아니다. 물론 취업과 진로가 중요하고 실제로 기업에서는 인문계 학생들을 지원에서 아예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인문학 도서를 읽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현대의 경쟁력은 "나와 남"의 차이에서 만들어 진다. "개성시대" 또는 "자기PR", "차별화의 시대"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경쟁력은 바로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에 당당히 인문학 도서를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생각과 지식의 깊이를 넓히는 것이다. 베스트 셀러 경영 도서나 마케팅 도서를 읽는 것도 좋다. 그리고 자기계발도서를 읽으며 자기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인문학 도서를 읽는 다면 깊이있는 지식과 철학적 사고 즉 자신만의 논리를 발전시킬 수 있으며 그러한 것이 차별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종교란 무엇일까? 아마도 책에서 묻는 철학, 답하는 종교라고 하였지만 실제로 이 책은 우리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궁금증, "종교란 무엇일까?"에 관한 질문에 철학과 종교가 복식조를 이루어 답하고 있다.
최근에 종교가 여러가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종교문제에 대한 토론이나 이슈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쟁점은 흔히 종교적 가치와는 상관없이 정치적 혹은 무비판적으로 흐르기 일수이다. 혹여 종교에 대해 잘 모르면서 이런 이슈를 통해서만 종교를 접하게 된다거나 어느 일방의 이야기에 잘못된 개념과 가치관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논란과 문제점의 소지를 가진 종교를 철학과 종교, 종교철학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 묻는철학, 답하는 종교]는 치우치지 않아서 좋다. 지성의 학문인 철학의 본질을 철저하게 지키면서도 종교가 가진 특성을 훼손하지 않고 끝까지 설명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참으로 체계적이다. 여기서 체계적이란 뜻은 마치 심화학습처럼 포괄적이고 쉬운 각각의 주제로부터 점차적으로 핵심적이고 통합적인 가치를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이다.
먼저 이 책은 종교에 대한 이야기로 출발한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라는 세계 3대 종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종교를 초월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수수하고 자연스럽게 각 종교의 탄생부터 역사적인 여러 요소들을 설명한다.
그 다음으로 특수적 종교철학, 즉 상술한 3대 종교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각각의 종교에 대해 어느정도 알게 된다. 책은 곧장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바로 종교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는 철학에 대해 알아본다. 즉 종교비판의 철학이다. 여기에서는 포이에르바하와 칼 마르크스, 니체의 종교비판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나서 멈추지 않는다 종교비판의 철학에 대한 비판을 다시 주제로 꺼내든다. 포이에르바하와 마르크스, 니체의 비반을 고찰하고 그들의 의견에 대해 반박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종교철학의 과제와 구제의 문제, 절대자의 문제, 신앙의 문제, 종교에 있어서의 진리의 문제이며 이러한 고찰을 통해 닿는 종착역이 바로 현대에서 종교철학의 필요와 역할에 대한 깨달음과 이해이다.
지금까지 간단히 책의 내용을 설명했지만 책 속에서는 보다 재미있는 철학적 종교적 시각과 그와 관련된 재미있는 시각들이 넘쳐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종교철학에 대한 비판이나 고찰도 재미있었지만 이러한 논리적인 설명들을 이해하고 알아나가는 것이 더욱 재미있었다. 이처럼 이 책의 장점은 꼭 종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일본에서 방송통신대학에서 교재로 쓰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너무 편향되지 않게 그리고 너무 어렵지도 않게 우리를 마지막 장까지 안내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 설명은 점증적으로 이루어져 읽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현대에서 종교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종교비판이 가지는 의미를 포괄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또 다른 질문으로 나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처음에 내가 가졌던 종교란 무엇일까? 와 같은 단지 의문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 종교가 나아가야 할 좀 더 건설적인 방향과 관련되었다는 점이 이 책을 읽기전과의 차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