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 10대의 사랑과 성에 대한 일곱 편의 이야기 창비청소년문학 6
김리리 외 지음, 김경연 엮음 / 창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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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도 연애할 수 있어요!

 

 

최근 청소년들의 문화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이 변한 것 같다. 그때는 10대인 남녀가 함께 있는 모습을 좋게 보지 않았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건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성 간의 연애를 즐기는 것 같다. 같은 학교의 한 반 안에서도 서로 만났다 헤어지는 것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남자친구사람, 여자친구사람'이라는 말도 흔하게 통용되는 말이 되었다.

 

나도 점점 10대 청소년들의 연애에 대해 개방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들의 연애에 대해 '한계와 책임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 말이다. 이 책은 이러한 청소년들의 연애 문화가 어떻게 우리 문학에서 받아들여 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하지만 2008년에 출판된 책이라 그만큼 시대가 흐른 것이 느껴졌다. 거의 9~10년이 흐른 상황에서 청소년들의 문화와 가치관, 생각들이 얼마나 바꼈을까 궁금해졌다.

 

10대에는 공부와 친구, 연애가 가장 큰 문제가 된다. 20대 이후에도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때는 취업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미뤄지게 될 때가 많다. 10대에는 친구와 우정을 쌓아가는 게 정서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친구와의 우정과 이성 문제가 격돌하게 되면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그리고 변화된 몸에 대한 성적인 호기심도 10대들이 많은 관심을 쏟는 주제가 된다.

 

이 책은 이러한 다양한 10대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김리리, 박정애, 신여랑, 이금이, 이용포, 이혜경, 임태희라는 7명의 작가가 단편으로 참여하고 있는 책이다. 10대 청소년들을 소재로 하여 다양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의 친구들이 이성 친구를 갖게 되면 자신도 뒤떨어지지 않게 이성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한다. 그리고 정말 친했던 친구가 이성을 사귀게 되면 서운함을 느끼면서 단짝 친구를 뺏긴 것 같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마음 속에서 반발심이 일어나 자신도 이성 친구를 사귀고자 한다. 현실은 사귀고 싶다고 해서 쉽게 사귈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할머니의 얘기를 들려주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결혼식 문화를 소개시켜 주고 있기도 하다. 이 외에도 모범적이고 착실한 주인공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이를 만나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10대 남자아이들이 갖는 성적 호기심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도 한다.

 

특히, 임태희의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은 10대 남자 아이의 무모한 성적 판타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내용 자체는 흔한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데, 남자 아이들이 갖고 있는 것과 현실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 주었다. 호기심에는 분명한 댓가가 따르게 된다. 10대 청소년들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교복을 입고도 길거리에서 어깨동무와 손을 잡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된 현 시점에서 청소년들의 호기심은 대체 어느 좌표에서 헤매고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어른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청소년들의 연애도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10대들도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고 고민하고 아파할 수 있다. 그 연애에 대해서 '한계와 책임'이 분명한 호기심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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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2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만화 케이블 채널 투니버스에 10대들의 연애 팁을 알려주는 어린이 버라이어티 쇼를 하더군요.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까요? 십년 전 투니버스가 그리워집니다. 그땐 볼만한 만화가 엄청 많았죠.

바람향 2016-03-29 09:59   좋아요 0 | URL
네, 그러게요. 요즘에는 `연애`의 개념 자체가 달라진 듯 합니다. 우리에게 `연애`는 결혼과 자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는데요. 지금은 `즐거운 놀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골치 아프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나름대로 고민하고 생각하겠지요? cyrus님, 즐겁고 여유 있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