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 북멘토 그래픽노블 톡 2
박건웅 지음, 최용탁 원작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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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전쟁이었을까?

 

 

 

전쟁... 인류가 생긴 이래 정복이나 종교 등의 이유를 들어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다. 지금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서로를 죽고 죽이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전쟁은 많은 사람이 죽고 건물이 파괴되는 등의 피해를 입지만 그만큼 경제적인 성장이 이뤄지기도 한다. 땅이 넓어지는 것 만큼 많은 노동력과 자원들을 착취할 수도 있고 자신들의 논리를 강제적으로 주입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이익은 이겼을 때에만 얻을 수 있는 달콤한 열매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면 힘의 논리를 들어 모든 것을 정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간인이 죽든 어떤 건물이 파괴되든 아무 상관도 하지 않는다...

 

우리 민족에게도 슬픈 역사가 남아있다. 다른 전쟁과는 다르게 더 슬픈 이유는 같은 민족끼리 총구를 겨누고 서로를 죽였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군인들이 서로를 죽인 것뿐만 아니라 하룻밤만에 바뀐 정부들은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 만명의 무고한 양민들을 학살했다. 한국전쟁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을까? 그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에게 그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그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만화이다. 사실이지만,,, 접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기도 했다. 처음 책을 받고 훑어보면서 밤에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꿈에 보일까 무서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약한 심성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도... 외면하지 말아야 할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의 한 장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만화는 최용탁 소설인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을 만화화 한 것이다. 이 만화를 그린 박건웅은 주로 한국 근현대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리는 데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빨치산 이야기를 다룬 <꽃>, 제주 4·3항쟁을 그린 <홍이이야기>,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남영동에서 견뎌 낸 22일을 기록한 <짐승의 시간>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경향신문 블로그에 '칸과 칸 사이'를 연재하고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으면 한번 살펴봐도 좋을 듯 했다.

 

너무나 사실적이라서 슬픈 이야기... 처참하고 비참하고 다시 생각하기 싫은 우리의 역사...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 역사를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아픔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광복 이후에 과거사 청산이 꾸준히 이루어 졌다고 하지만 그게 얼만큼 우리 국민의 인식 속에 박혀 들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한다. 돌아보기 싫은 잔인한 현실이라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위에 글과 사진은 만화의 작 소설인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이 수록된 역사테마소설집 <벌레들>에 원작자인 최용탁 소설가가 작품 후기로 쓴 '작가의 말'을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사진은 국민보도연맹증과 미국이 기밀해제를 통해 공개한 관련 사진 자료들이다. 군인들이 서서 민간인을 상대로 총알 세례를 퍼붓는 당시 사진과 줄줄이 엮어져서 구덩이에 파묻혀 죽어간 우리의 모습이 비참하게 담겨 있다.

 

슬프고 씁쓸했다... 국민보도연맹이 대체 무엇이길래 사람의 목숨이 하나의 쓰레기처럼 처리되었을까? 그리고 민족끼리 총을 겨누게 되었던 그 이데올로기라는 게 대체 무엇이길래,,,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 괴물에 이렇게 많은 목숨을 내놓아야 했던 것일까? 그렇기 때문에 만화에서 그 사건의 전후 사정을 조금 더 설명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 국토에서 얼마나 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말이다.

 

그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 책좋사 북멘토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그의 만화를 읽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의 작품이, 가슴 아프고 분노가 치미는, 그래서 가능하면 잊어버리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고통의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만화란 그저 한순간의 휴식과 웃음, 아니면 현실을 떠난 공상과 판타지의 매체라는 저간의 상식은 그의 만화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면서 지금 여기의 안온한 일상에 젖어 잇는 우리의 정수리를 서늘하게 후려친다... 물푸레나무의 눈에 비친 이 기막힌 죽음과 죽음의 광격을 가감 없이 보여 으로써 우리가 잊고 있던 역사의 한 장면을 우리 눈앞에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소환한다. 그렇게 박건웅의 작업을 통해 우리의 만화는 또 하나의 깊은 역사의 무게를 담아내게 되었다. (추천의 글-김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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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5-06-0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당부분 정치적인 학살이었다고 생각해요. 북이나 남이나 정당성이 약한 독재정권이 전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무능함을 감추고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해서 말이죠. 매우 단순화한 시각이지만요.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을 하려고 하면 난리를 치는 것이겠지요..

바람향 2015-06-05 09:59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ㅠㅠ 결국 가진자들이 자기들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입을 막기 위해 가진 것 없고 힘이 없는 약자들의 목숨을 그리 쉽게 빼앗은 거지요...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공포심을 일으키게 만들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형적인 통치 방식이죠... 근데 그게 지금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씁쓸한 일인 것 같습니다ㅠㅠ

후애(厚愛) 2015-06-0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이 책 읽어보려고 담아 두었는데 평점이 3개네요.
그래도 궁금한 책이라서 나중에 봐야겠어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오후되세요.^^

2015-06-07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