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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과열
로버트 쉴러 지음, 이강국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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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인 인간의 경제 환상

 

'비이성적 과열'이란 말은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이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행태를 묘사하기 위해 1996년 12월 5일 워싱턴의 저녁 만찬 연설에서 한 말이다. 그의 연설은 그날 텔레비전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그가 이 말을 처음 사용했을 때, 전 세계는 그 말에 주목했다.

 

그가 이 단어를 내뱉자마자 주식시장은 급속히 하락했다고 한다. 일본의 니케이지수는 3.2퍼센트, 홍콩 항셍지수는 2.9퍼센트, 독일의 닥스지수는 4퍼센트, 영국은 4퍼센트, 미국의 다우지수는 2.3퍼센트 하락했다. 평범한 연설 중간에 나온 두 단어에 전 세계 시장이 그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이상한 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그 후 시장의 비합리성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되었고 한동안 전 세계적으로 이야기 되었다.

 

하지만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말은 그 때 이후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우리의 뇌리 속에 박혀 있는 말로 작용하고 있다. 바로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말이 지각 있는 사람들이 목격한 1990년대에 발생한 일종의 사회적 현상을 압축적으로 나타낸 말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시장 심리에 영향을 받아 비정상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폭등했을 때를 나타내는 현상이다.

 

'비이성적 과열'에 대해 작자의 말을 빌려 보면, 비이성적 과열투기적 버블의 심리적 기초를 이룬다. 나는 투기적 버블을 가격 상승 뉴스가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나가면서 투자자의 열광을 자극하는 상황으로 정의한다. 그것은 가격 상승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야기를 확대생산함으로써 더욱더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투자자들은 투자의 실제가치에 의문을 가져도 다른 이의 성공에 대한 부러움과 도박성을 띤 흥분을 느끼며 그것에 끌려든다. 우리는 이 책 전체에서 이렇게 정의되는 버블의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볼 것이다. (33p)

 

위의 작자의 말이 이 책 전체의 주제이자 핵심이 될 것이다. 다음 장에 나오는 내용은 인간의 비이성적인 과열 현상이 얼마나 주식 시장에 영향을 끼쳤고 세계 각국의 경제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그 근거를 작가는 그래프와 여러 수치를 사용해 뒷받침하고 있다.

 

주식은 어떤 것을 생산하고 창작하는 것과는 다른 무형의 것이다. 하지만 그 무형의 것에 많은 사람들이 불나방처럼 다가든다.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돈이 되기 때문이다. 로또 처럼 하나가 잘 맞으면 대박을 치고 그만큼 투자한 돈의 거의 사라질 정도로 안전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벌려고 한다. 무엇이 생산되거나 기술이 발전하는 게 아닌데도 많은 돈이 주식에 몰려드는 것은 잘만 맞으면 대박을 칠 수 있다는 환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작자가 많은 국가의 주식 시장의 수치를 살펴보았을 때, 주식이 급등한 경우는 주식의 역사에서 몇 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그때는 주식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제가 급격히 성장할 때였다. 하지만 그것도 평균으로 살펴보면 그렇게 수익률이 좋다고 말할 수도 없다. 게다가 현재는 시장 불안성과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주식이 오를 때보다는 떨어질 때가 더 많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것도 떨어지는 수치에 비해서 오르는 수치는 전의 수준도 회복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신은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비이성적인 과열 현상 때문이다. 이렇게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 작업을 통해 수치를 조작한 다음에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미 투자자'들은 언제나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작자는 주식시장에 나타난 고평가가 타당한 이유 없이 발생하고 있다면, 21세기 초에 수년 동안 나타났던 주택가격의 고평가와 맥이 닿아 있다며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비이성적인 과열이 아니라 시청자와 독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여러 매체가 합당한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보았다.

 

작자는 이제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래서 성장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여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을 더욱 다각화 해야하고 제축을 늘리는 효과적인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앞으로 노인 부양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퇴직연금제도는 좀 더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사회보장의 설계를 개선하고 통화정책이 버블을 억제해야 한다는 보았다. 그래서 여론 주도층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의견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리고 기관들이 발전적인 거래를 장려하길 바랐다.

 

주식은 투자의 대상이다. 하지만 앨런 그리스펀의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말처럼 합리적인 투자 대상은 아니므로 주식 투자에는 조심스럽게 다가갈 바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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