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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그들은 어떻게 고전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한빛비즈 경제학자 시리즈 3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문학 속 경제원리의 이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총체적으로 인식해 내는 문학 속에는 그 당시의 사회 경제적인 논리가 담겨져 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쓰인 우리 문학에서 그 당시 사회 문화적인 경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문학이 활발하게 쓰였던 1920년대에서 1930년대 문학에서 피폐해지고 경제가 무너진 우리 나라의 모습이 여실히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의 <날개>나 김유정의 농촌 문학, 나도향, 현진건, 박태원 등의 문학에서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문학에서 경제원리의 요소를 찾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느 나라의 문학 작품으로 한정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여러 책들을 소개하며 그 내용을 중심으로 경제학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또한, 문학 작품 내용에만 국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문학 작품이 쓰여진 시대 상황을 적용하거나 작가와 관련한 시대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기도 했다.

 

톨스토이가 사유재산을 부정한 청빈한 삶으로 '톨스토이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점이나, <검은 고양이>의 작가 에드거 앨런 포미국 대공황의 희생자로서 죽게 된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또한,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1970년대 미국의 시대 상황과 맞물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주제의식이 미국인들에게 더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검은 고양이>에 대한 설명에서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대한 생각>이란 책이 나온다. 거기서 인간은 '알고리즘'과 '휴리스틱' 등 두 경로를 따라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알고리즘은 컴퓨터 연산 작용처럼 논리적인 전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휴리스틱'은 이성보다는 직관, 직감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휴리스틱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있는데, 경제학보다는 심리학과 관련한 내용이라 경제원리에만 국한된 분석을 하고 있지 않아서 내용이 더 풍부하게 읽혔다.

 

그리고 간간히 경제 용어에 대한 설명도 나오고 있었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샤워실의 바보'대한 설명이 나온다. 신자유주의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설명한 이론으로 '시장은 알아서 잘 돌아가니 정부가 개입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내용의 말이었다. 이 이론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연관하여 설명하니 경제이론이 쉽게 이해되었다.

 

러시아 혁명을 우화적으로 그린 그 유명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도 '통계적 거짓말'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통계적 거짓말은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일 것 같았다. 선거철만 되면 누구의 지지율이 얼마가 나왔다던지, 어느 정당의 지지율이 얼마가 나왔다고 하던지, 등등 여러 내용에 대한 통계적 자료가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다. 그 통계만 보고서 알게 모르게 여론은 크게 움직인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통계에는 헛점이 있다. 질문하는 방법에 따라 숫자가 달라질 수 있고 대답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서도 통계적 숫자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질문을 하는 의도와 대답한 사람의 분류에 대한 통계에는 객관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색달랐던 분석은 라이언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오즈의 마법사>가 '화폐제도에 대한 강력한 은유'로서 해석될 수 있다고 하였다. 1964년 고등학교 교사인 헨리 리틀필드는 <바움의 책에 깔려 있는 우화에 대한 대략적인 언급>이라는 칼럼에서 미국의 1900년대 초 통화제도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금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오즈의 마법사>는 서민을 위해 은본위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성장하는 미국 사회에서는 금본위제 때문에 갖고 있는 금 이상을 찍어낼 수 없었고 그래서 화폐 부족이 심각해지고 디플레이션이라는 물가하락이 생겼던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농민, 노동자들이 힘겨워 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본위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도로시는 평범한 미국인이고, 캔자스는 미국인이 살고 싶은 세계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은 구두'가 마법을 발휘해 도로시를 캔자스로 데려간다는 구상은 은본위제가 미국 국민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학에서 경제학적 요소를 분석해 내고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경제학적인 개념 외에도 역사적인 맥락과 관련한 경제사의 내용도 있어서 그와 관련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책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삽화나 사진, 그림 등을 접할 수 있어서 책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재미까지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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