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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 Niche -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
제임스 하킨 지음, 고동홍 옮김 / 더숲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남과 다른 것의 가치를 발견하다

 

우리는 한때 우리 자신으로 남아있지 않았다. 성별로, 세대별로, 나라별로, 인종별로, 나눠지고 쪼개져서 하나의 숫자의 형태로 존재할 뿐이었다. 그곳에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로, 이름이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등록번호처럼 숫자들의 나열이 모인 하나의 통계학적인 숫자에 포함된 장기의 말이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면, 세대별로, 성별로 나눈 무리에 나는 당연하게 포함되어 버린다. 그래서 소수는, 비주류는 무시 당하며 없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린곤 했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접어들면서 거시적인 것보다는 미시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새롭게 부상한 가치는 남과는 다른 '나'의 발견에 대한 표현 욕구가 발현되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소수의 비주류가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모든 것'을 추구했던 거대한 기업들이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사라져 갔다. 이런 상황을 제임스 하킨은 '니치(Niche)'의 가치관을 전면에 내세우며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대공황 이후, 혼란한 사회가 점차 안정되면서 남아도는 여유 시간과 그만큼 뒷받침이 되는 경제 사정으로 오락이나 소비 문화가 급성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가치관을 포용할 수 있는 문화들이 유행하기 시작하여 경제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대표적인 예로 모든 물건을 한 곳에 뭉뚱그려 놓았던 소매업체 '울워스'가 있다. 그리고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 후, 블록버스터 급으로 만들어진 '죠스'가 그 계보를 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런 '모든 사람을 위한, 모든 것을 위한 것'에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그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겨서 예전처럼 대기업이 대량으로 생산한 것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다른 것은 불편한 요소가 있더라도 참을 수 있을 정도로 대중들은, 소비자들은, 똑똑해지고 직접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게 될 정도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울워스'는 파산하여 망하게 되었고 영화에서도 돈을 많이 투입한 대작 영화라도 반드시 성공하여 흥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이 도래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 그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부상한 기업들도 분명히 있다. 애플과 스타벅스, 몰스킨 등이 그것이다. 저자인 제임스 하킨은 그것이 바로 '니치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주류가 공룡이 된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성공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오랫동안 선점해온 포지셔닝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새로운 가치관을 들고 나와 새로운 틈새 시장, 포지셔닝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시대에 애플의 명성을 드높였던 스티브 잡스의 창의력일 것이다.

 

틈새 시장의 문제점은 좁은 닭장 속에 갇힐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 비주류의 세계가 소수의 마니악한 취향으로만 남게 될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그 비주류의 세계를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대중적인 가치로 부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일 것이다. 비주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할 수 있는 핵심 열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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