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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자음과모음 인문경영 총서 2
베서니 맥린 & 조 노세라 지음, 윤태경.이종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모든 이야기

 

2008년 미국의 심각한 금융위기로 인해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아직도 어려운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은 달러 약세를 통한 국가경쟁력을 높여 국가부채를 낮추려고 시도하고 있고 그에 대응한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통화를 지켜내기 위한 환율 방어를 하게 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물가가 세계 경제를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가지수 상승률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높을 정도로 우리 또한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져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사태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방대한 분량으로 추적해 내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내용은 9기 신간평가단에서 읽었던 스캇 패터슨의 <퀀트>를 떠올리게 만든다. 여기서 '퀀트(Quant)'는 '고도의 수학과 통계지식을 이용해서 투자법칙을 찾아내고 컴퓨터로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축해서, 이를 토대로 투자를 행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여기서 이 책이 <퀀트>와 다른 점은, <퀀트>가 금융계를 움직인 대형 은행, 펀드 등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었다면, 베서니 맥린과 조 노세라의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는 주택 대출 시장이 어떻게 채권화 형태가 되어 금융계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었는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퀀트>에서도 주택 대출 시장이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 부분에서 보면 미비하다고 할 수 있고 투자자들이 무분별하게 너무 수학적인 투자 모형에만 의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더 큰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는 초기의 주택 대출 시장이 별 볼일 없던 투자 대상에서 어떻게 변모했기에 최고의 투기 분야가 되어 갔는지 그 모습을 추적하면서 그것이 왜 심각한 금융위기를 불러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퀀트>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금융위기에 퀀트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는 말을 했다. 나중에서야 여러 원인들을 들면서 그 중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대출에 대한 위험성이 노출되었다. <퀀트>에서 부족한 부분이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를 읽으면 의아한 부분이 해결 되었다. 두 권을 모두 읽으면 미국의 금융위기의 원인과 결과, 사태의 전개 과정 등의 대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금융위기를 일으켰어도 AIG는 국민들의 혈세로 부도를 면하고 또 그 돈으로 임원들의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사실 때문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위기의 재구성>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대형 금융기관은 절대로 부도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나도 쉽게 방만하게 경영하고 함부로 투자를 해서 손실을 입는다. 투자를 잘해서 이익이 생기면 그들만의 것이 되고 손실을 입게 되면 그들의 돈이 아니라 국민의 혈세로 부도가 되는 걸 막는다. 대형 금융기관의 부도는 국가의 경제 산업 전반에 도미노처럼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이유로. 이것이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지 우리는 인식하지 못한다. 지금 당장 우리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세금 나가는 것이므로 현실적인 인식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대형 금융기관들의 잘못된 투자로 인한 손실을 왜 그 나라 국민들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지, 이것이 신자유주의에서 말하는 무한 경쟁의 모습인지도 알 수 없다. 신자유주의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이나 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방식인데, 여기서 '강한 자'란 것은 오직 몸집 부풀기에 열을 올린 대상일 뿐이다. 기업이 몸집을 부풀려 커지는 것에는 자신들의 실제적인 돈은 거의 없고 대부분 대출로 이뤄진 돈이다. 그러한 대출로 돈을 벌고 또 대출로 사업을 벌이는 것이 기업들의 비정상적인 형태일 뿐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들어가는 돈은 있어도 나오는 돈은 없다는 것이 오늘날의 경제 모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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