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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제국의 몰락 - 7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한 달러의 탄생과 추락
배리 아이켄그린 지음, 김태훈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환율통화로서 달러의 위상과 미래 

이 책의 결론은 환율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은 조금 약해질 수 있겠지만 다극화되는 사회 속에서 그 중요성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럽의 유로와 중국의 위안이 각각 유럽과 아시아에서 세력을 형성하더라도 말이다. 달러가 예전 영국의 파운드처럼 환율통화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짓을 하지 않는 한 '달러 제국의 몰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신생국 화폐로서 달러는 초기에 영국의 파운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캐나다로 간 달러가 결국 모두 회수 되어 미국으로 되돌려지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기도 했다. 영국은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파운드를 무역을 할 때 사용하는 중심 통화가 되게 만들었다. 미국은 그 당시 해외은행은 고사하고 전 국토에 설립한 은행도 몇 개 되지 않을 정도로 경제 규모가 작았다.  

이 책은 이러한 미국의 상황에서 어떻게 10년 사이에 세계를 주름잡던 영국의 파운드를 물리치고 무역과 금융 시장의 환율통화로서 달러가 성장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밝히고 있다.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1, 2차의 세계 대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의 재건을 위해 급격히 경제가 성장한 미국의 자금이 유럽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영국의 파운드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과정과 달러의 강세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지금이 달러가 유로와 위안에 의해 예전 영국의 파운드처럼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시와 다른 점은 유로와 위안이 각각 약점으로 인한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환율통화로서 달러의 매력은 금방 몰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지은이 배리 아이켄그린의 주장이다. 유로는 단일 국가의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금융위기에 금방 대처하지 못 한다는 단점이 있다.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유로에 가입한 여러 국가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의회 승인을 받는 과정이 길어질 것이므로 한계점을 지닌다. 그리고 자유경쟁시장을 지향하는 달러 시장과는 달리 위안은 중국 정부의 국가 통제가 강해서 투자자들의 활동성과 자금의 유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 정부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현재 미국의 국채와 달러 보유고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것은 중국이 미국에 대해 달러가 약세화 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없게 만든다. 예전에 미국이 영국의 파운드 가치를 절하하는 움직임을 보일 때는 지금의 중국과는 달리 미국은 영국 파운드의 보유고 비중이 낮았다. 그리고 미국의 영국에 대한 무역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파운드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의 달러 가치와 경쟁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과거 70년 이상 세계 경제를 지배한 달러의 가치는 예전만큼 절대적이지 않게 되었다. 많은 투자자들이 달러의 불안정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그보다 더 효율적인 환율통화가 등장하지 않아 달러의 비중이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유로나 위안 같은 성장하는 국가 경제를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통화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비중은 점점 약화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다극화되는 시대 속에서는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통화가 무엇이 될지 그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게 그 배경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유럽이 통합되어 '유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공을 들여서 유럽이 하나의 통화로 통합되었는지 재미있었다. 그러한 유럽 통합처럼 아시아도 하나의 통화로 통일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중국의 위안의 세력이 너무나 커서 어떤 새로운 통화가 등장하기에는 어려울 듯싶었다. 그리고 그 통합 과정에서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이 그때부터 재정 기반이 취약한 나라로 구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나라들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자국의 통화 가치를 절하하여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국가 경쟁력을 낮출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유로화에 동참시키게 되었다. 이것을 지은이는 '시한폭탄을 안고 출범한 유로'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 예상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가 이탈리아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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