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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가격 -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손민중.김홍래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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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결정하는 배경적인 요소 

에두아르도 포터의 <모든 것의 가격>은 '사물, 생명, 행복, 여성, 노동, 공짜, 문화, 신앙, 미래'에 대한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있는지 다양한 나라의 사례를 들어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었다.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직접적인 숫자를 통한 가격보다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여러 이유로 '선택'을 한다. 선택을 한 것과 선택을 하지 않은 것 사이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우리의 선택은 기회비용보다 높을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선택을 할 때가 더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어리석기 때문일까? 그 배경에는 사회문화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사물'의 가격은 '공짜'의 가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물의 가격에서는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이 꼭 그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오랫동안 다듬어져 온 '브랜드의 가치'를 소유하는 것이다. 그런 예가 다이아몬드라고 할 수 있는데, 결혼 예물로서 다이아몬드가 의무적인 물건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온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이 원자재 값에 대응하여 상품을 어떻게 판매하는지 그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에서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과자의 가격이 오르거나 오르지 않아도 그 내용물이 줄거나 한 번에 많이 올리고 원자재 값이 하락해도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등의 모습을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공짜'의 가격은 공짜가 실제로는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공짜는 다음에도 제품을 사도록 만들기 위한 고도의 홍보나 판촉의 수단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공짜'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공짜'라는 어휘에서 심리적인 이득을 얻기 때문일까? 함정인걸 알면서도 우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야 만다. '1+1'의 가격 실체나 묶음 상품이 더 비싸다는 사실은 뉴스가 되기도 했다. 

'생명'의 가격은 인재로 인한 보상금을 결정할 때 모두 똑같이 나눠야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차등해서 나눠줘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특히, 911테러 이후에 희생자 가족들에게 보상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면서 '나'의 생명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어야 하는지 묻고 있다. 하나의 생명은 너무나 고귀해서 값을 매길 수 없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현재 가진 재산이나 사회적 위치에 따라 그 생명에 값이 매겨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받는 진료와 복지주의 사회 속에서 평등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을 국가별로 비교하고 있다. 

이러한 생명의 가격은 임신을 해서 사회의 구성원을 낳을 수 있는 '여성'의 가격이 어떻게 매겨지고 있는지 확장하여 논하고 있다.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사회적 여건에 따라서 옛날에는 일부다처제가 충분히 받아들여질 이유가 있었으나 현대처럼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사회 속에서는 일부일처제가 적합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여성의 고학력과 사회적 진출, 늦은 결혼과 대등한 배우자의 선택 등의 사회적 변화는 결혼하고서도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일이 많아지게 만들었다. 이것은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고 소수의 자녀를 낳아 사회에 필요한 인물로 교육시키는데 정성을 기울이게 되었다는 말이다. 여성의 임신과 관련해서 왜 그들이 남성에게 독립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의존해 왔는지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내고 있는 점이 재미있었다. 

'행복'의 가격은 '노동'의 가격과 이어지는 내용이었다. 노동을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혜택 때문에 하는 것이고 그러한 물질적인 요소는 그것이 바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란 믿음으로 필요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은 가격으로 측정할 수 없지만 무엇을 추구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하지만 점점 더 물질적인 혜택을 위해 우리는 자신을 더 희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싫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하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돈을 모을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 대목이다. 목적을 위한 수단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수단을 위한 수단이 된다는 것은 목적을 상실한 허무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나 '신앙', '미래'에 대한 가격 결정에 대한 내용들도 재미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하나로 이어지게 되는데, 그것은 '모든 것의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단순하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무엇을 더 가치 있게 여기고 '선택'하느냐에 따른 '기회비용의 발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것을 얘기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검은 손에 의해 어떻게든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경제적인 낙관론이 얼마나 바람 앞에 촛불 같은 허약한 이론인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경제적 위기가 있었고 현재도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확한 자료 분석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게 되는 경제적인 파산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에두아르도 포터의 <모든 것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시장 경제에서 다루지 않는 '행복, 여성, 신앙, 미래' 등을 다루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국가들의 실례와 자료를 제시, 다양한 심리 실험 등을 다루어서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었다.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중복되거나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없지는 않았지만 '가격'이라는 요소 아래에 사회문화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바라보면 좋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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