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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블랙스완>의 별책 부록 

<블랙스완에 대비하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2008년에 나온 <블랙스완>의 후기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블랙스완>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이나 개념들이 다시 재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사람들을 만났던 얘기를 하면서 저자의 사상을 공고히 하거나 보완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불친절하다. 이 책의 성격이 <블랙스완>의 연장선상에 있으므로 그 사상적인 배경 지식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스완>을 읽지 않고 <블랙스완에 대비하라>는 책을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는 저자의 논리 전개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게다가 수학적인 지식이나 통계의 오류를 다루고 있는데, 비전문가에게는 버거운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다루고 있었다. 통계의 오류에 대해서는 카이저 펑의 <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라는 책에서 살필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스완에 대비하라>에 나오는 '블랙스완 대비 방법'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그것이 어느 정도는 일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는 해도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울 점은 있었다. 그것은 '바벨 전략'를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바벨 전략은 바벨(역기)의 무거운 추가 가운데가 아닌 양쪽 끝에만 달려 있는 것을 빗댄 것이다. 저자가 무언가에 투자를 할 때 바벨 모양을 흉내 낸다는 것이었다. 고만고만한 위험과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에 투자를 하는 것은 도리어 위험한 것이다. 탈레브는 "예를 들어, 85~90%를 국채 등 거의 완벽하게 안전한 자산에 넣어두고 나머지 10~15%를 위험에 완전히 노출되는 극단적인 투자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17쪽) 

이 책의 앞부분에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강연 내용과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책 전체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블랙스완>에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것과 겹쳐있을 것이다. 그것은 불확정적인 블랙스완의 세계에서는 지금 현재 아무리 안정되고 만족스러운 상태라도 갑작스런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블랙스완의 세계에서 블랙스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생활에서 제4사분면(예측 불가능한 블랙스완의 세계)에 대처하기 위한 지침은?(208쪽) /① 허약한 것은 규모가 작을 때 일찍 붕괴한다. 그러므로 경제 규모가 커져서는 위험이 커지므로 막아야 한다. /② 손실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는 안 된다. 그러므로 구제조치를 받을 필요가 있는 사회적인 요소들은 국유화되어야 한다. ③ 눈을 가린 책 스쿨버스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사람들에게 새 버스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경영대 소속 학자들과 위험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다. /④ 인센티브 보너스를 만든 사람에게 원자력발전소나 금융 위험관리를 맡기지 말라. 이런 사람들은 자신들의 수익을 보여주기 위해 안전을 위한 모든 경비를 줄일 위험이 있다. /⑤ 복잡성을 단순성으로 상쇄하라. 복잡한 시스템은 부채와 최적화가 아니라 느슨함과 중복으로 생존할 수 있다. /⑥ 다이너마이트에 경고 표시가 붙어있어도 아이들에게 주지 말라. 그러므로 복잡한 금융상품은 금지되어야 한다. /⑦ 신용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폰지 사기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가 신용 회복을 책임져서는 안 된다. /⑧ 마약 중독자에게는 금단증상을 보이더라도 약을 주어서는 안 된다.부채 위기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⑨ 시민들은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금융자산에 의존해서는 안 되고, 은퇴에 대비하기 위해 틀릴 수도 있는 전문가의 조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경제생활은 탈금융화되어야 한다. 투자는 오락 행위가 되어야 한다. /⑩ 깨진 계란으로 오믈렛을 만들어라. 그러므로 우리가 스스로 시스템을 재건해야 한다. 

탈레브는 위와 같은 지침을 지키게 된다면, 우리의 미래 모습이 어떻게 변할 지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경제생활이 생태계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기업의 규모는 작아지고, 생태는 풍요로워지며, 투기적 차입이 없는 세계, 은행가들이 아니라 기업가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세계, 매일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더라도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잇을 것이다."(213쪽) 이것이 탈레브가 원하는 궁극적으로 건전한 경제 세계일 것이다. 하지만 경제생활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상황에서 저런 건전한 상황이 과연 오는 날이 있는 걸까, 의심이 들었다. 금융위기 또한 가진 자들이나 위에서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경제인들에게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일 뿐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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