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이빨을 닦아 주는 사람 - 제18회 MBC 창작동화대상 수상작 Dream Books 창작동화 3
박혜원 지음, 이다운 그림 / 금성교과서(금성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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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을 읽고......

MBC창작동화 대상을 수상한 중편동화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의 주인공 민주는 결코 특별해지고 싶지 않다. 평범하지만 자유롭게,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고래조련사'처럼 살아가고 싶은 열한 살 민주의 소망을 저자는 소설적인 문체로서 스피드 있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수많은 어린이들의 경애(敬愛)  대상이 되어 온 연예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가 하면, 자신의 꿈을 자식에게 전가시켜, 대리만족하려는 어머니의 심층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독자로 하여금 그 진실을 깨닫도록 한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사극 촬영에, 광고 촬영에 한 시도 쉴 틈이 없는 헤빈마마 역할의 민주. 민주는 이 특별한 자신의 역할이 마냥 괴롭고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민주의 엄마는 그런 민주의 고충쯤은 최고의 연기자가 되는 데 거치는 과정의 하나로 여긴다. 하지만 민주는 정말 싫다. 헤빈마마라며 특별대우 받는 것도 싫고, 촬영 스케츌에 쫓기다시피 살아가는 나날이 괴롭고 힘들다. 그런 민주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말괄량이 삐삐’ 동화책을 읽는 시간이다. 꿈에서나 공상에서나 말괄량이 삐삐와 대화를 나누며, 삐삐에게 자신의 고충을 말하던 민주는 삐삐로부터 ‘어른인 엄마를 길들이라.’는 말을 듣는다.

민주는 일주일에 한 번 가는 학교지만, 학교에서 만큼은 연기자 헤빈마마가 아닌 온전한 민주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민주는 우영이를 통해서 연기자 헤빈마마로서 대우 받는다. 참을 수 없지만 소꼽친구로서의 우정이려니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영이의 가족과 잘 아는 엄마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자 민주는 엄마와 우영이의 감옥에 갇힌 듯하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민주는 아빠를 졸라서 엄마 몰래 동물원에 놀러간다. 아빠와 함께 돌고래 공연장에 들어가니 일곱 살 때 돌고래에게 뽀뽀를 했을 때, 느꼈던 기억들, 즉 바닷속에 있는 것처럼, 울창한 숲속에 있는 것처럼 민주의 몸이 붕 뜨게 했던 돌고래의 향기가 되살아난다. 아빠는 돌고래에게서 나는 이 향기가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조련사 언니 때문에 나는 향기라고 했다. 그때 기억이 떠오른 민주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조련사 언니의 눙숙한 몸짓에 따라 물속에 들어갔다가 솟구치면서 코 끝으로 공을 힘껏 차올리는 돌고래 쇼를 보면서 민주는 곧 슬픔에 잠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멋진 쇼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했을 돌고래의 애처로운 모습이 자신의 촬영스트레스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고래들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느낌을 잘 읽어야 하고, 돌고래들이 훈련을 하기 싫어하면 하지 않는다.‘는 아빠의 말을 듣고는 돌고래와 조련사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다. 

그리하여 조련사 언니 지수씨를 만나고, 그녀가 돌고래의 이빨을 닦아주면서 넓고 푸른 바다 이야기, 깊은 바닷속 용궁 이야기, 큰고래, 작은 고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 웃음 짓는다는 돌고래, 그곳에서 민주는 짱이, 아톰이라는 이름의 돌고래를 만나서 먹이도 주고 깊은 바닷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도 느낀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자 엄마 몰래 민주를 데리고 나갔다면서 엄마는 아빠와 싸움을 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민주는 촬영장에서 연기학원을 오랫동안 다니며 준비해 왔고, 연기자의 일을 너무나도 좋아한다는 오슬비에게 광고촬영의 주인공 역할을 내어주게 된다. 그 일로해서 엄마의 스트레스는 하늘 높이 치솟았고, 그 영향은 모두 민주에게 향했으므로 민주는 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엄마의 손에서 탈출한다.

민주는 백미터 달리기선수처럼 달리고 또 달린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바로 아빠와 함께 갔던 돌고래 공연장.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여서 민주는 짱아, 아톰 돌고래를 불러 같이 논다. 

‘언니가 찾아낸 건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야. 그때는 돌고래뿐 아니라 나 역시 행복해 진단다. 돌고래와 난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 짱아와 아톰이는 내가 자기들에게 진심으로 자유로운 바다를 주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어.’라던 언니의 말을 상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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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후로 민주는 “엄마, 나 이제 연기 안해.” 라면서 자기 안의 말을 겉으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엄마의 말에 거부하기 시작한다. 어디 그뿐일까, 난독증에 걸린 민주 때문에 엄마는 민주에게 대본을 읽어주고 또 읽어주면 민주는 그 대본을 외워야 했다. 민주는 촬영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글자를 읽지 못하는 데다 몸도 여기저기 아프게 되자 민주는 병원에 간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민주는 강박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난독즉이 생긴 데다 몸 상태도 매우 안 좋다고 한다.

 다행이도 엄마는 더 이상 민주로 하여금 연기생활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늦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열망으로 연기학원에 등록한다. 덕분에 민주는 온전한 민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돌고래쇼장에서 만난 조련사 언니처럼 훌륭한 조련사가 되어 ‘돌고래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꿈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제 민주는 삐삐의 질문 “난 커서 해적이 될 거야? 너희들은?” 의 질문에 “난 커서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이 될 거야.”라면서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게 된다.






2010. 7. 10.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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