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RT로 한 방에 뚝딱 예술가 되기
진순희.윤종두 지음 / 더로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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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발달로 미래에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 한다.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와 프로그램이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전산화와 자동화로 많은 노동력 감축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제부터는 그동안의 속도가 무색할만큼 급격하게 변화가 닥쳐온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생성형 AI서비스이다. 적합한 명령어만 있다면 단순 정보검색을 넘어 마치 사람이 직접 작업한 것과 같은 창작물을 AI가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사용자가 명령어를 적절하게 다룰줄 알고 AI툴이 만들어주는 결과물들을 적절하게 취사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다면, 직접적인 기술이 없더라도 타인의 협업 없이 혼자서 창작의 영역까지 커버해낼 수 있다.


<AI ART로 한방에 뚝딱 예술가 되기>는 이러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한 창작활동에 대한 완벽 가이드이다. 사실 쉬운 사용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이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요령껏 뽑아낸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 흩뿌려져 있는 정보들을 조금씩 긁어모아 툴에 대한 숙련도를 올릴수 있겠으나, 잘 정리된 참고서 하나가 있다면 그만큼 든든한 조력은 없을 것이다.


<AI ART로 한방에 뚝딱 예술가 되기>는 챗GPT를 활용한 시쓰기/ 미드저니를 활용한 AI 이미지 만들기 두가지 내용의 합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시를 쓰는 독자가 많으리라 생각지는 않지만, 시쓰기 팁은 결국 창의적 글쓰기 팁과 같다. 이 시쓰기 파트에는 글감 선정부터, 적절한 단어 선정과 뛰어난 문장 구성, 카피라이팅 등 업무를 포함한 다용도의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이 넘쳐난다.


개인적으로 AI 이미지 생성 툴인 미드저니 활용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이 책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AI를 통한 고퀄리티 이미지를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거나, 스스로 예술활동을 하거나, 더 나아가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활용할 이미지를 구입하거나 무료이미지를 힘들게 서칭하거나, 혹은 디자이너에게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 문제 없으면서도 내가 100%원하는 느낌에 가까운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내서 공식적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AI툴을 정보검색이나 흥미위주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이처럼 결정적인 생산성 향상에 활용하고 있는 경우는 아직까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에도 장벽이 있을뿐더러 활용하는 방법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요령만 깨우친다면 누구나 편리하게 기술의 차이를 극복해낼 수 있는 엄청난 도구이다. 생소해서 선뜻 손이 안간다면, 좋은 가이드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미드저니를 사용하기 위한 디스코드 설치부터, 디스코드 개인 세팅, 미드저니 인터페이스 이해, 프롬프트 구성을 통한 이미지 출력까지, A-Z를 친절하게 다루고 있어 그동안 AI에 대한 이슈는 알았지만 선뜻 시도해보지 못했던 초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참고하기 쉽도록 작은 사이즈로 제작되었다면 가이드처럼 한손에 들고 편하게 보면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전공서적과 비슷한 크기의 양장판이라 펼치고 고정하기엔 좋지만 제법 크게 느껴진다. 교과서로 활용하기 좋은 책.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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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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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로마제국 다큐를 보다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야기를 들었다. 탁월한 정복자로 후세에까지 알려진 그는, 아직 공화국이었던 로마에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쌓아올리기 위해 전쟁을 벌였고, 그 뛰어난 전쟁술로 얻은 성과로 인하여 결국 로마의 독재관의 자리에까지 오른 후 급기야 황제가 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폭로하는 카이사르의 진실은 자못 충격적이다. 바닥에서부터 신분상승의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올라온 카이사르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었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갈리아 지방의 풍요로움을 약탈하였다는 것이다. 죄없는 갈리아 지방 부족들을 공격하여 자신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한 그는 이를 일종의 성공방정식으로 이해하고, 이후로 자신의 약탈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갖은 명분들을 꾸며내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바로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된 전쟁보고서 "갈리아 전기"라는 것이다. 갈리아 전기로 꾸며낸 거짓말을 통해 그의 사적인 약탈은 정당한 전쟁의 공적인 성과로 인정받게 되었고, 카이사르는 결국 권력의 정점에 오른다. 당대에는 국가적인 인정과 지지를 받아 체제 자체를 뜯어고쳤을 뿐 아니라, 후세에는 길이길이 위대한 정복자로 남았다. 그러나 매우 최근의 연구를 통해 당시 그가 아군의 성과와 적의 규모에 대해 의도적으로 과장하였음이 드러났고, 그를 시작으로 갈리아전기의 의도와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은 꾸준하고 일관된 거짓말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며주고는 한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에 대해 허풍과 과장을 지속적으로 늘어놓는 사람들이, 현실은 본인의 주장과 10%의 사실만이 일치하고 실은 그마저도 거짓 위에 쌓아올린 성과였음에도, 사회로부터 50% 이상의 인정을 받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 자신이 주장한 100%를 모두 인정받는 것은 아니더라도, 거짓말로 막대한 이득을 거저 챙겨가는 것이다. 책의 소개문구처럼 승자의 기록인 역사가 아니라, 승자처럼 보이고 싶은 사람들이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책은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꾸어버린 결정적인 거짓말들을 소개한다.

특히 유대인들에 대한 거짓말은 멘데빌 여행기에서부터 시온의정서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유럽사회에서 반복된다. 종교적으로 심대한 차이에 기반하여 싹튼 혐오는 세기를 뛰어넘어 불어나고, 그 오랜 세월 누적된 거짓말이 한 국가의 사회적 혼란과 불행에 결합함으로서 인종학살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잘 이해할 수도 있다.

거짓말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앞서 카이사르의 이야기처럼,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자신을 정당화한다. 자신의 정당화 명분을 위해서 타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그는 획득한 명분을 이용하여 이익을 차지한다. 혐오의 대상이 된 이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끝없이 공격받으며, 심지어 시간이 흐르면서 이 거짓말들은 그 꾸준함에 의하여 마치 사실처럼 기록되고 시간은 기록을 더욱 부풀리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것이 사회적 거짓말의 무서움이다.

영국저자가 쓴 만큼 주로 서양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중간에 임진왜란의 한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에서 가장 코믹한 거짓말의 순간이다. 우리에게 위험하고 아픈 역사로 남겨져 있지만, 전쟁의 중간에서 마치 시트콤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단 이순신이라는 혁신적인 영웅이 23번의 해전에서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는 것만큼은 절대 사실이라는 점을 짚어주는 것도 인상적.

영제는 <A Short History of the World in 50 Lies>로, 그만큼 짧은 역사 이야기들이 마치 단편처럼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너무 길지 않고, 핵심적인 이야기들을 꼬집고 넘어가기에 빠른 텐션으로 가볍게 읽힌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서적을 휴대하며 틈날때 잠깐씩 한챕터를 읽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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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 상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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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새로 방영하는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소설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상대적으로 그동안 덜 주목받았으나, 오히려 가장 열악하고 위험한 순간이었던 거란의 2차 침공 시기를 다룬다. 고려는 명백히 고구려를 다시 이어가겠다는 나라였기에 옛 고구려 영토로의 북진을 꿈꾸었고, 대륙을 막고 있던 거란(요)과 지속적으로 충돌할 수 밖에 없었기에 지속적인 전쟁을 겪을 운명이었다. 1차 침공 때 서희가 인정받은 강동6주를 고려는 실제로 수복하여 지배하였고, 바로 그 땅을 바탕으로 황제가 친정해 온 거란의 2차침공에 맞선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이야기는 뜸들이지 않고 거란의 침공과 함께 시작한다. 작가인 길승수는 문학 전공자가 아닌 역사 전공자로, 출신답게 치밀한 고증으로 역사를 재현한다. 수식이 많고 멋부린 문장과는 거리가 멀다. 시간대별로 나열된 챕터들을 읽어가다보면, 어느 정도의 판타지가 섞인 소설이라기보다는 마치 실제 사료를 소설의 형식을 빌려 읽는 듯하다. 글에 군더더기가 없고 전개는 아주 빠르다.

사료에 기반한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본격적으로 조명하며 거침없는 전개를 보여준다. 특히 양규는 거란의 2차 침공을 실질적으로 막아냈다고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인물인데, 전쟁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황제가 친히 내려온 거란의 대군에 비하여 비교가 안되는 소규모 병력으로 거의 임진왜란 이순신 급의 활약을 하였다. 1차시기의 서희와 3차의 강감찬에 비하여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이름이었으나 사실은 그 이상으로, 가장 위태로운 시기에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여 불가능해 보였던 나라를 구해낸 영웅이라 할 수 있다.

<상>권은 침략이 시작된 11월부터 12월 까지의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다. 거란의 침공에서부터 시작하여 명백한 열세에도 맹렬히 저항하는 고려의 모습이 비장하게 나타난다. 일률적으로 시간 흐름에 따라서만 전개되는 것은 아니고, 큰 사건에 따라 장이 분류되어 있고 그 세부 전개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뤄진다. 읽다보면 야전에서의 고려와 거란 부대 각각의 특성과 전술이 정말 디테일하게 드러나기에, 아시아 중세의 전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마치 전쟁사 기록을 좀 더 실감나게 읽는 느낌이라 전쟁 혹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오래도록 우리 전쟁사를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고전으로 남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하드커버판이 아닌 것이 아쉽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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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버리, 몰입하는 글쓰기 - 머나먼 우주를 노래한 SF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가 쓰는 법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김보은 옮김 / 비아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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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화씨451, 화성연대기, 민들레 와인 등의 작품들을 대표작으로 둔 SF문학계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2012년 그가 타계하였을때,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백악관 공식 성명으로 그를 추모하였으며, SF영화계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의 뮤즈였다고 추모하였다. NASA는 화성 탐사로봇이 화성에 착륙한 지점을 가리켜 '브래드버리 착륙지'라 명명할 정도로 미국에서 그와 그의 작품이 갖는 위상은 대단하다고 한다. 심지어 화성 탐사로봇에는 그의 작품인 화성연대기 디지털북이 내장되어 있다.

그는 "단편의 제왕"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글을 발표했고, 온 생애를 글쓰기에 애정과 열정을 가진 채 살았다. 그보다도 마치 글쓰기에 중독된 사람같다. 하루하도 글을 쓰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가득해지며, 며칠간 글을 쓰지 않으면 마치 미친 사람과 같은 상태가 된다고 스스로 고백한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이 "약"이라고 설명한다. 글쓰기가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한다고. 유한한 생명을 가진 취약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나가는 것 자체가 굉장한 괴로움 속에 둘러싸여 벌어지는 일이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끔찍한 것들로부터 쌓이는 독을 글쓰기가 빼내어 준다는 것이다.

하루이틀 글을 안쓰는 것으로는 티가 안날지도 모르지만 그 독은 점차 쌓여 어느새 나를 죽일 수 있으며, 글쓰기는 나를 돌아보고 살아있음을 증명하여 좌절을 딛고 일어날 힘을 준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개인적으로 브래드버리의 이 말은, 인간의 모든 창작과 예술 활동을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창작 활동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고,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결국 내안의 감정들을 예술의 형태로 꺼내어 놓는 것이다. 그 감정들은 유한한 인간으로써 세상으로부터 받아온 것들이며, 적절하게 표출되지 않고 내 안에 너무 많이 갇히게 되면 감정들끼리 큰 충돌을 일으켜 한사람의 정신이 생을 온전히 이어가기 어렵게 만들어 버리고는 한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물론이고 긍정적 감정들까지도 말이다.

이 창작 활동은 우리가 흔히 예술활동이라고 부르는 것 뿐 아니라, 때로는 개개인의 다양한 노동 일부에서도 발휘된다. 나는 내가 직장에서, 혹은 일로서 쓰는 글도 나의 창작활동 또는 나의 예술의 일부이며, 친구들과 놀때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것까지도 내 예술활동의 일환이라 생각한다. 브래드버리는 그의 내면을 다스리는 가장 강력한 창작활동으로 글쓰기를 꼽은 것이라 생각한다. 글쓰기는 직접적인 언어로 마음을 드러내기에 더욱 그 효과가 강력하고 직관적일 수 밖에 없다.

브래드버리는 소설가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에세이보다도 그가 창작한 이야기들 속에 그의 경험과 감정과 생각들이 녹아있다. 그는 작품 속 세계관과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서 우회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창작물이지만, 그 창작의 기반이 되는 것은 그의 삶이다. 이 책 <브래드버리, 몰입하는 글쓰기>에는 그의 어린시절부터 작품에 반영하게 된 경험들과 작품을 써나갈 당시의 경험들,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자체로 수필문학으로서 즐길수 있음과 동시에, 훌륭한 글쓰기 교과서로서 참고할 만 하다. 최근 블로그에 쓰는 글이 점점 많아지면서 꼭 한번 읽고 싶은 책이었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두루뭉술한 일반론보다도, 오히려 개인적이고 지엽적인 이야기가 더 와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보편적으로 같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솔직하게 묘사하면 듣는이들은 각자 자신의 상황에 이입하여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굳이 나서서 가르치려 드는 책은 아니지만 작가로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드러내기에, 독자는 자연스레 거장의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 오래전 절판후 국내에 재출간되는 책으로 당시의 번역가가 다시 문장을 다듬는 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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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 - 사회심리학의 고전!1895년 초판본 완역! 탑픽 고전 3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수영 옮김 / 탑픽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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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는 1895년 발매되었다. 19세기 말, 아직 두번의 세계대전을 겪기도 전이다. 이후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이 책에서 설명한 군중심리가 극대화되어 나타나며, 권력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어떤 면에서는 마치 예언서와도 같은 책이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연구로 이어졌으며, 파시즘과 나치즘에 이용되어 대중을 선동하는데 이용되기도 하였다.

일찍이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시장의 대중 심리를 알려면 <군중심리>를 읽으라" 말한 바 있다고 한다. 코스톨라니를 외에도 경제학자 슘페터,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 등 후대의 많은 이들이 이 책의 통찰력을 칭송하며 인용한다. 사실 주식시장에 수많은 대중이 참여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군중심리에 따라 행동하며 이를 이용한 이들의 먹잇감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고래밥일 뿐이다. 대중의 심리를 이용하는 세력과 같은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볼 수 있다면, 다수의 대중을 이기는 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투자관련 커뮤니티에서 이 책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저 오래된 심리학 책이라 지나쳤을 수도 있었으나, 이 책을 투자에 연결지어 생각하고부터는 이만한 투자심리의 고전이 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모든 종류의 군중을 분류하여 규정한다. 동질적 군중, 이질적 군중, 범죄자, 배심원단, 유권자, 의회 등 다양한 상황의 군중들을 각각 설명한다. 그들의 심리와 행태를 그리는 과정에서 19세기 민중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으며, 때로는 기이할 정도로 21세기 현재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단지 수많은 개인이 우연히 한 장소에 모였다고 해서 조직된 군중의 특성을 띠는 것은 아니다...서로 떨어져 있는 수천명의 개인도 국가적 중대 사건이 일어날 때처럼 격렬한 감정에 불타오르면 어느 순간 심리적 군중의 특성을 띨 수 있다." 본문의 이 부분은 현대 대도시에서 극단적으로 파편화된 개인, 그리고 또 그렇게 흩어진 개인이 각자 인터넷을 통해 공간적 제약 없이 군중으로 뭉치는 모습을 정확히 묘사한다. 사실 한번 읽은 바로는 주식시장의 군중심리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군중이 21세기 우리가 마주한 군중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책이 쓰여진지 한세기 이상의 시간이 흘렀고 학술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것 같은 이미지 이지만, 사실 굉장히 읽기 쉽고 흥미롭다.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끊임없이 인용하고 그를 통해 군중의 성격을 규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혁명과 그 리더들, 그리고 또 그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역사 서적을 함께 읽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다. 사실 이 <군중심리>는, 저자가 말하듯 당시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인간사회의 단면을 새롭게 조망한 연구였으며 이 발견을 계기로 후속 연구가 활발해지기를 바랐던, 그야말로 "군중학 개론"과 같은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을 먼저 읽은 후, 후대에 나온 관련 서적들을 이어서 읽으면 매우 좋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꾸준히 언급하는 유럽의 혁명사들을 읽어보는 것도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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