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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을 읽는 연준의 생각법 - 연방준비제도 시그널 속에서 찾는 투자의 기회
이정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륙의 적당한 외부에 존재하는 반도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한반도는 주변 강국의 세계정세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삼면은 바다로, 1면은 산과 강으로 막혀있어 어느 정도는 독립적이고 단일한 문화가 지켜질 수 밖에 없었던 지형적 특수성,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단절되어 있지 않기에 후방침입을 염려해야할 대륙국가의 견제대상이라는 이중적 특성이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이끌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 내부의 정치에서 승리한 세력과 몰락한 세력도 언제나 직간접적으로 외부정치 요인과 연동이 되어 있었다. 모든 정치행위의 목적은 경제적 재화 확보의 우위에 있는 바, 한반도의 경제 역시 세계경제에 깊이 종속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태평양 전선을 통해 한국은 미국, 일본과 사실상 같은 정치적 연대에 속하면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를 받아왔다. 물론 그 중국의 경제 성장 뒤에는 사실상 미국이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세계 경제는 미국이 쥐고 흔들었으며,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과 몰락은 모두 미국에 의해 촉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그 최대 수혜국 중 하나였으며, 중국과 일본의 성장 역시 그러했으나 머리가 너무 커졌던 일본은 거품경제 붕괴 후 40년을 제자리 걸음중이고, 현재는 반기를 들고 과거 소련의 자리를 대신하는 중국과 미국의 신냉전이 국제정세를 주도하고 있다.
1929년 대공황이 있기 20여년 전에도 미국에는 큰 경제위기가 있었다. 1907년의 금융공황은 29년의 그것이 출현하기 전까지 그 자신이 대공황으로 불렸다. 놀라운 것은 당시 중앙은행이 부재하여 전설적인 JP모건이 자산을 포함한 민간 자금을 주도하여 더 큰 위기를 막아냈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통제를 거부하며 건국된 미국에는 태생적으로 강력한 정부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만연했고, 미국에는 상당기간 중앙은행이 자리를 잡지 못하였다. 그러나 거대한 금융위기가 마침내 미국 사회에 안정적인 시스템 부재에 대한 경종을 울리게 되었고, 그 결과가 연방준비제도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연준은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기관이 되었다. 그리고 포스트팬데믹 국면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던 도중, 트럼프가 재등판하면서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태생적으로 국제정세에 민감하게 엮인 한반도는 현대에는 작은 내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더더욱 세계경제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자본과 금융시스템의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연준을 이해해야만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는데, 그들의 손가락보다 행위의 근본적 동기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그 흐름과 기저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향후의 예측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준의 생각법>은 연준과 미국경제에 대한 기본적 이해에서부터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경제이슈까지 한권으로 두루 다루고 있다. 트럼프는 연준의 금리인상을 저격하며 다시 떠올랐고, 극단적 대립각을 펼치면서 세계에 공격적인 관세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반도체지원법에 대한 재검토는 한국기업들이 직접적 충격파를 맞을 수 있는 부분이나, 이러한 상황속에서 빠르게 호응한다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시장에 입지를 강화할 기회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기술 유출과 가격경쟁력으로 미친 속도의 발전을 하고 있는 중국과 노선을 달리할 것은 이미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연준이 촉발하는 세계경제의 동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곧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사회와 경제의 흐름을 알면 어떻게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