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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미국사 - 트럼프를 탄생시킨 미국 역사 이야기
김봉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나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근세에 들어서야 형성된 나라이고, 유럽인들의 대륙 발견과 함께 피어난, 자유와 평등을 향한 당시 새로운 시대정신의 결과물이 미국이라는 나라로 완성되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에서야 국가가 국민의 일반적 이득을 위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당시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은 자유, 평등, 행복추구를 위한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나라였다. 태생부터 신대륙을 향한 이주 및 개척의 역사를 품은 탓에,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는 전혀 다른 특이한 역사와 문화를 길러왔고 그것은 현재의 미국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개중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아무래도 초기부터 이민자들로 구성된 다원적 사회일 것이다. 미국은 처음부터 주민을 유치하고자 유럽 각국에서 이민자들이 넘어왔고, 어느정도 초기 사회가 구성된 이후에는 정치 사회적 변동에 따라 시기마다 특정 지역의 이민자들이 대규모로 넘어와 정착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을 소위 "아메리칸 드림"이라 불리는 위대한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수많은 문제를 잉태한 건강하지 못한 사회로 만들기도 하였다.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 갱스터 영화들을 보면 상당수의 주인공들이 아일랜드계, 이탈리아계, 쿠바 등의 남미계 등 특징적인 출신을 드러낸다. 사회적으로 대규모 이주한 그들 중 일부가 미국 사회에 여러 문제들을 유발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는 진작부터 미국 사회에 치명적인 갈등들을 유발하였고, 국민들은 언제나 이민자와 사회불안에 대한 경계심으로 떨어야만 했다.
<위험한 미국사>는 이러한 미국의 역사를 잘 설명해준다. 왜 지금과 같은 미국이 되었는지, 지금의 미국은 이전의 자유를 부르짖던 미국이 맞는지, 왜 미국이 위험해졌는지, 사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미국 역사를 조명한다. 그 자체가 기축통화 달러의 역사인 미국사는, 현대 경제와 국제정치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역시도 미국의 흐름과 언제나 연결하여 이해해야만 한다. 그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결국 맹목적이고 자의적인 역사해석에 머물게 된다. 별 관계 없을 것 같지만, 알고보면 일제의 한일 강제병합 역시 당시 미국의 묵인하에 이루어졌다. 해방과 한국전쟁, 그리고 이후 한강의 기적, 모두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의 영향이다. 한국인들은 한국사만큼이나 미국사를 반드시 이해해야만 한다.
이민자들의 손으로 세워진 국가이지만, 새로운 이민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주민들이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것이 미국의 딜레마이다. 이러한 경계심과 실제로 치명적인 사회문제들이 몇백년간 누적된 결과가 현재의 트럼프 정부이다. 트럼프는 유례없는 강경한 대응으로 미국민들을 그 원천적인 두려움으로부터 지켜내겠다 선언하였고, 일각에서는 이를 극우적이고 아주 위험한 흐름이라면서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와 전국민이 실제적으로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해 과연 언제까지나 다원적이고, 호혜적인 시각만 제시할 수 있는 것일까? 자신의 삶에 직접 피해를 입기 시작하면 인간은 태도가 달라지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