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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 누가 AI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인가
파미 올슨 지음, 이수경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Ai 기술이 개발중이다, 발전중이다 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우리가 그것을 체감할 정도로 인지한 것은 바로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인공지능 바둑기사, 알파고가 큰 계기였다. 2016년, 최절정기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최고의 기사 중 하나였던 이세돌과의 대국을 4:1로 이겨버린 것. 당시 AI가 인간을 압도하는 광경에 모두가 경악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당시 이세돌이 한 번의 승리를 거둔 것이 희미한 가능성을 실현시킨 대단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 전인류는 AI의 무서운 발전을 실감했으나, 실생활에 유의미한 영향이 있지는 않았다.
그러한 양상이 2022년 11월에 완전히 뒤바뀐다. 오픈AI가 드디어 챗GPT를 내놓은 것이다. 그간의 어설픈 인공지능 서비스들과 달리 챗 GPT는 놀라운 수준의 인간언어 인식과 명령수행, 정보활용에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이전까지는 영화에서 보던 것과 전혀 다른 답답한 인공지능만을 접했던 전 세계가 챗GPT로 순식간에 바뀌기 시작했다. 학습능력을 통해 한달이 전혀 다르게 대폭 업그레이드 되는 그 성능을 누구나 무료로 활용하여, 순식간에 글을 정리시키고 그림과 사진을 만들며, 심지어 음악과 영상까지 제작이 가능해졌다. 일상업무에 빠르게 적용과 활용이 가능해졌으며, 누구나 AI에게 명령만 잘 내리면 혼자서도 타인과의 협업 없이 모든 분야의 작업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결과로 1~2년 사이에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직군은 생계를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데미스 허사비스의 딥마인드와 샘 알트먼의 오픈AI, 이 두 회사가 변화의 큰 두 축이다. 이 책은 두 사람과 두 회사가 어떤 과정을 거치며 경쟁하고 또 좌절하고 발전해왔는지의 서사를 풀어낸다. 특히 두 회사 간의 경쟁을 넘어 각 회사가 각자 추구했던 이상을 순수하게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며 결국 거대 자본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각각 인수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인류 발전을 위한 이상이 결국 상업집단의 도구로 전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어렸을때 즐겼던 게임이나 만화 중에 기업이 악으로 등장하는 미래세계가 종종 등장하곤 했었는데, 그 당시엔 돈버는 것 뿐인 회사가 세계의 핵심 기술을 독차지한 거대악 이라는 것이 이해가 잘 안되었다. 이제는 너무도 이해가 된다.
이것은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아주 중요한 역사다. 이제 젊은 세대는 모두가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며 생산성을 올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마치 처음 PC가 가정에 보급되면서 컴퓨터 학원이 우후죽순 생기고, 컴퓨터 활용을 못하는 이들을 컴맹이라고 놀리던 그때가 떠오른다. 우리가 언어를 쓰고, 컴퓨터를 쓰고, 또 스마트폰을 쓰듯이 이제는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해버린 것이다. 이 책은 그 발단에 대한 역사책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세계 각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또 이끌어나가려 하는지, 또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경영하고, 결과적으로 세계 경제가 이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