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이버 블로그로 억대 연봉 번다 - 상위 0.1% 네이버 인플루언서 3인의 블로그 실전 공략법
MJ의후다닥레시피(김미진) 외 지음 / 경향BP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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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로 억대 연봉을 벌 수 있을까? 블로거 MJ는 네이버 블로그 인플루언서로 선정되고 프리미엄 광고가 붙는데, 애드포스트만으로 월수익이 천만원 이상이라고 한다. 나도 얼마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적고 있었기에 일전에 애드포스트를 신청해보았으나, 내 경우는 아예 신청조차 반려되었다. 사실 선정된 경우에도 초기에는 수익이 정말 소액에 그친다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는 얼마전 20주년 기념 이벤트를 했을 정도로 이제 꽤나 역사가 쌓인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태생이 검색포털이기에 유용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며, 자체 서비스중인 블로그는 자사의 회원들을 통하여 양질의 정보 페이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대표적 수단이라 볼 수 있다. 검색엔진과 블로그가 한 세트인 것이다. 그 세월 동안 쌓여온 운영의 역사가 있으며 그 공략을 위한 복잡하고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전문성을 키우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들을 담아내고 추천하기 위해 발전해온 네이버의 시스템을 분석해서, 그에 맞는 경향의 활동을 해야 블로그 수익화의 길이 열린다고 볼 수 있다.

경향BP의 <나는 네이버 블로그로 억대 연봉 번다>에서는 네이버 인플루언서 3인, 'MJ의 후다닥 레시피', '마더꽉', '세수하면이병헌' 의 실전 노하우를 전수한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세명 모두 처음부터 큰 수익을 노리고 도전한 것이 아니었고, 그저 소소한 일상과 무료체험단 정도의 포스팅을 하던 것이 운영 과정에서 점점 성장하여 지금은 플랫폼을 넘나드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상기하였듯 블로그 그 자체의 광고수익도 일반 직장인을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한다.

사실 처음부터 큰 수익을 바라고 블로그를 하는 개인이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블로그로는 유의미한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더 지배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세 저자 역시 소소하게 시작하여 성장한 블로거들이기에, 우연하게 시작하여 성장을 거듭하는 대다수의 개인 블로거들에게 좀 더 실질적인 팁을 전수하고 있다. 체험단 위주 블로그에서 본격적인 인플루언서 블로그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체험단 포스팅만 계속 하다보면 블로그 성장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는 점도 처음 알았다.

블로거 세병헌은 주변에서 다른 블로그 플랫폼을 추천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네이버 블로그를 고집하는 이유로, "외롭지 않다" 는 점을 든다. 동료 블로거들을 만들고 함께 힘내며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는 구조의, 나름 블로그계에서는 개방적인 플랫폼이라는 의견. 그는 매일 3~4개의 포스팅을 올리면서 잠도 줄여자는 정도로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한다. 그 정도로 꾸준하게 자주 양질의 포스팅을 올리는 것이 어찌되었든 가장 핵심인듯. 그리고 그만큼 나름대로의 번아웃 방지 대책도 필수적으로 보인다.

세명의 블로거가 각자 쓴 파트를 묶어 한 권으로 냈기 때문에 블로그 가이드북치고는 두께가 상당하면서도 조금 산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 외로 각자의 꿀팁과 다른 이야기를 읽는 것이 유용하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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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처음공부 - 누구나 전자공시를 읽고 분석할 수 있는 처음공부 시리즈 6
체리형부 지음 / 이레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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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의 방법에는 정량적 분석과 정성적 분석이 있다. 정량적 분석은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수치들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고, 정성적 분석은 사업의 성격과 거시경제를 통하여 내러티브를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분석 처음공부의 저자 체리형부는 수익률은 정성적 분석에 의해 결정되지만, 정량적 분석이 정성적 분석의 기반이 된다고 말한다. 정성적 분석은 건물의 외관이고, 정량적 분석은 내부 기초공사라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기업분석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전자공시를 통한 사업보고서 열람 - 최소 5년 이상 분기별 재무제표 수치를 엑셀에 도표화 - 도표화한 데이터를 차트로 시각화 - 투자용 블로그에 정량적 분석 보고서 작성 - 주요 이슈 정리하여 기업 주식 담당자에게 문의하여 확인 - 최종 반영 및 정리하여 보고서를 포스트로 발행 - 블로그에 올린 보고서를 바탕으로 다른 투자자들과 교류 및 토론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고, 또 그를 통해서 나름대로의 네트워크도 형성되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러한 루틴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이와 같이, 나름대로 국내 투자 커뮤니티에서 입지를 다진 저자가 개인적 노하우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전공이나 정식 교육을 통해 재무회계를 받은 것이 아니라 순전히 개인 투자자로서 쌓아온 경험치로 이 책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관련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다는 면에서, 오히려 전공자보다 독자들의 니즈에 맞는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기업분석 서적과 달리, 기업분석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리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파트에도 신경을 쓴 것이 눈에 띈다. 어찌보면 초보들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게 도움이 되는 부분일 수 있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직접 실제 종목들의 기업분석 과정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보여주는데, 이 부분 역시 이론만 읽고서 바로 스스로 기업분석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가질 초보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체리형부라는 저자의 닉네임처럼 친근한 옆집아저씨가 애정을 갖고 천천히 가르쳐주는 느낌.


마지막으로, 정량적 분석을 통해 매수하여 보유를 했다고 해도, 종목의 매도는 투자심리의 변화를 캐치하여 낙관적 심리가 과도해진 타이밍에 해야한다는 맺음말에 굉장히 동의하는 바이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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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 더 코스 - 존 보글의 흔들림 없는 투자
존 C. 보글 지음, 조성숙 옮김 / 이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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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가드그룹을 설립하고 이끌며, 인덱스펀드를 널리 대중화시킨 존 보글의 자서전이다. 출간 후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암투병으로 사망하여, 그의 유작과 같은 책이기도 하다. 그는 생전 큰 영향력을 끼치면서도 업계최저 수수료를 고집하는 행보로 월가의 성인이라 불리며 많은 투자자들의 이익에 공헌했다고 한다. 존 보글 스스로도 이 책에서 투자자들이 소중히 모아 투자한 돈에 대해 정당한 몫을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동을 고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 책의 핵심은 1부 '뱅가드의 역사' 라고 할 수 있다. 존 보글이 프린스턴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그의 전반적인 금융업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이는 동시에 뱅가드 그룹의 연대기이자 인덱스펀드의 혁명사이다. 회사를 설립하는 시점부터,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인덱스 펀드를 처음 출시하고 운용하며 그가 헤쳐나가야만 했던 난관들을 읽을 수 있다. 초기엔 단순히 시장 평균만큼의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있겠냐는 비아냥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존 보글은 펀드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S&P500 지수 이상의 초과수익을 체계적으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데이터에 베팅하였다. 그가 인덱스펀드 자체를 처음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이른 시기에 그를 포착하고 실행에 옮겨 성공시켰다. 당시 지수연동 인덱스 펀드에 도전한 사례는 몇몇 있었으나,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인 인덱스펀드는 뱅가드 그룹의 퍼스트 인덱스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뿐이었다고 한다.

현재에는 ETF를 통해 저비용 지수추종 인덱스펀드를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더욱 쉽게 거래 할 수 있게 되었다. 주식 종목처럼 장중에 언제든 사고팔 수 있기 때문이다. 존 보글은 처음에 이 아이디어에 반대하였다고 한다. 단기 투기거래를 장려하며 본래 의도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에 오히려 악영향이 올 것을 염려해서이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고 ETF투자가 매우 활성화되고 대중화된 요즈음, 초기의 혁신에도 불구하고 점점 상장지수 펀드가 특화되고 또 의외로 수익률은 낮아진다고 한다. 존 보글은 이에 대해 최대한 종합지수의 넓은 영역을 커버하고 단기 투기성이 적은 ETF에 장기로 투자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그의 성향을 정확히 드러내주는 조언이다.

마지막 4부에는 그가 살아오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바들을 짤막하게 적은 개인적 회고록이 담겨있다. 그는 30대 초반에 심장발작을 처음 일으킬 정도로 심장질환으로 평생 고생하였으나, 96년 심장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2019년까지 20년 이상을 더 장수하였다. 그리고 그 여벌의 생도 서서히 꺼져가던 시기에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며 돌아보는 성인이라 불렸던 남자의 글에는 어떤 창작물보다도 진한 감동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스테이 더 코스"(흔들리지 마라)라는 말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절대 규칙으로 존 보글이 매우 자주 하던 말이라고 한다. 노년의 그는 투자뿐 아니라 유한한 인간의 일생에서도, 우주에 태어난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절대 흔들리지 말라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쳤다.

양장판으로 북커버가 직물로 코팅되어 있고, 책 로고가 고퀄리티 판화로 인쇄되어 있다. 책 옆면 페이지에도 Stay the course 인쇄가 되어 있고 커버와 내부 제본까지, 존 보글이라는 전설의 마지막 회고에 보내는 서적 자체의 만듬새가 여러모로 훌륭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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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트레이더 (리커버판) - 장세에 상관없이 수익이 계속 불어나게 하라!
반 K. 타프 지음, 신가을 옮김 / 이레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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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국내 출간되었던 <돈 되는 투자 시스템 만드는 법 Trade your way to financial freedom>의 저자 반K타프 박사의 후속작 <슈퍼 트레이더>가 리커버판으로 출간되었다. 전작이 구체적인 매매 시스템에 대하여 디테일한 강의였다면, 슈퍼 트레이더는 그가 연구소를 통해 트레이더들을 교육하며 만든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두 책의 내용이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어 해외에서는 합본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슈퍼 트레이더> 프로그램의 목표는 전업 트레이더의 양성이다. 취미 혹은 부업으로 가볍게 임하는 트레이딩이 아니라, 온전한 자신의 비즈니스로서 집중하는 트레이딩. 전업 투자자에게는 시장상황에 상관없는 꾸준한 수익이 필수적이다. 이 책은 그를 위해 5단계의 접근법을 제시한다.

1.자기혁신을 통해 트레이딩에 유용한 믿음 만들기, 2.사업으로서의 트레이딩에 대한 계획서 작성, 3.모든 장세에서 통하는 트레이딩 전략 개발, 4.포지션 사이징 전략 개발, 5.실수를 최소화하는 방법 강구, 이 다섯 가지 단계이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각 단계가 곧 이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트레이딩의 정수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심리가 가장 우선이고 그것을 컨트롤하기 위한 규칙들을 정리하여 철저하게 지키는 것, 그리고 투입 자금 비중을 조절하는 것, 그를 위한 방법론이다.

매일 같이 트레이딩을 하면서도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업으로써 투자를 대한다면, 그 업무가 기반하는 계획서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매매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순간순간마다 처음 생각하고 원했던 것과는 다른 의식의 흐름 속에 있게 될 때가 많다. 그러한 순간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새 처음 의도와는 다른 매매 속에 방향을 잃고 헤메게 되기도 한다. 뒤늦게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시간과 자금이 상당히 소진되어 있다. 그러나 철저한 전략과 규칙을 세워 그것을 문서로 정리하고 매일같이 리마인드한다면, 무의식중에 멀어져가는 원칙을 다시 나의 의식에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이다. 승리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전략과 마인드를 설정하고 유리한 심리를 유지하는 것은 종종 미시적인 종목선정과 매수타점 포착에 비해 과소평가되지만, 사실은 트레이딩의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

<슈퍼 트레이더>는 다른 트레이딩 서적과 조금 다르다. 타 트레이딩 서적들이 다루는 문제보다 한단계 앞선 부분에 대해 아주 디테일하게 이야기 한다. 전업 트레이더가 되기 위하여 유지하여야 하는 심리를 설정하고, 그에 기반하여 전략을 세우고 또 지키도록 교육한다. 결국 "투자는 심리 게임", 트레이딩의 절반 이상이 심리의 문제이다. 타인의 추천으로 종목을 매수하여 운 좋으면 벌고 운 나쁘면 잃는 식이 아니라, 장세에 상관없이 스스로의 직관에 의지하여 수익을 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투자 경험이 있는 나의 모든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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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 - 당신이 몰랐던 반쪽짜리 한국사
최중경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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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역사적 기록에는 기록자의 관점이 남는다. 사소한 사실도 인지 과정에서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여지가 다분한데, 하물며 그것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람과 사람들 간의 사회적 사건이라면 기록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은 더더욱 크기 마련이다. 많은 역사 기록들이 그 진위를 인정 받기위해 최대한 객관적인 척 하지만, 결국 그 뒤에는 의도가 숨어있다. 그리고 보존되어 전승되는 기록은 대개 승자의 기록으로, 승자의 의도가 숨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의도가 마냥 숨어있을 수 만은 없다. 역사적 기록이란 다방면에서 남게 마련이고, 같은 현상 혹은 동시기 다른 현상에 대한 설명과 앞뒤가 맞지않는 부분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본기와 열전의 내용이 다르거나, 선대의 내용과 후대의 내용이 다르거나,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의미의 유물이 발굴되는 등의 경우이다. 이러한 괴리를 파고들면 왜곡 뒤에 숨겨진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잘못 쓰인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은 우리 사회에 흔한 상식으로 알려진 왜곡된 역사를 바로 알리고자 한다. 왜곡을 시정하고 올바른 역사를 정립하여, 조상들이 내렸던 결정에 대한 올바른 분석을 토대로 현재의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매번 외세의 힘을 잘못 이용하는 순간마다 나라의 운명이 잘못된 방향으로 꺾였다. 당의 힘을 빌려 삼한통일을 이룬 신라는 결과적으로 당을 내쫓기는 했으나, 고구려의 광대한 영토를 죄다 빼았겨 이후로 영원히 회복하지 못했다. 고려는 고구려의 후예를 자처하며 맹렬히 싸웠지만, 원명교체기의 혼란으로 충분히 공략가능한 상황에서 이성계가 고구려 영토 수복을 위한 군사를 명분없는 쿠테타에 이용하여 새 나라를 건국하고 안위를 보장받으려 명나라의 신하국을 자처해버린다. 세계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던 조선 말에도 역시 동학농민운동 진압에 이미 골병든 청나라를 끌어들이고, 아관파천을 비롯해 일본의 조선에 대한 입지를 도리어 강화하는 여러 악수를 둔 끝에 식민지로 전락한다. 식민지의 결과는 해방이 아니라 현재로 이어지는 민족과 국토의 분단이었다.

이 책에서는 조선을 명분없이 세워져 자신의 안위와 현상을 지키는데 급급했던 국가로 바라본다. 얼핏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주장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사실 크게 잘못된 생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상당히 중립적 시각에서 써내려간 책이라고 생각한다.

백제 멸망의 미스터리부터, 원명교체기와 명청교체기, 근현대까지 굉장히 흥미로운 지적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것은 이순신에 대한 부분이다. 이 책 역시 이순신이 구국의 영웅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순신이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민족의 운명을 영원히 바꾸는 진정한 의미의 민족 성웅이 될수도 있지 않았을지 제기하는 의문이 참 흥미롭다. 국내 요직을 거쳐 세계은행 이사직을 역임했던 역사매니아 저자의 과감하지만 균형있는 서술이 돋보이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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