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 더 코스 - 존 보글의 흔들림 없는 투자
존 C. 보글 지음, 조성숙 옮김 / 이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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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가드그룹을 설립하고 이끌며, 인덱스펀드를 널리 대중화시킨 존 보글의 자서전이다. 출간 후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암투병으로 사망하여, 그의 유작과 같은 책이기도 하다. 그는 생전 큰 영향력을 끼치면서도 업계최저 수수료를 고집하는 행보로 월가의 성인이라 불리며 많은 투자자들의 이익에 공헌했다고 한다. 존 보글 스스로도 이 책에서 투자자들이 소중히 모아 투자한 돈에 대해 정당한 몫을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동을 고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 책의 핵심은 1부 '뱅가드의 역사' 라고 할 수 있다. 존 보글이 프린스턴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그의 전반적인 금융업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이는 동시에 뱅가드 그룹의 연대기이자 인덱스펀드의 혁명사이다. 회사를 설립하는 시점부터,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인덱스 펀드를 처음 출시하고 운용하며 그가 헤쳐나가야만 했던 난관들을 읽을 수 있다. 초기엔 단순히 시장 평균만큼의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있겠냐는 비아냥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존 보글은 펀드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S&P500 지수 이상의 초과수익을 체계적으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데이터에 베팅하였다. 그가 인덱스펀드 자체를 처음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이른 시기에 그를 포착하고 실행에 옮겨 성공시켰다. 당시 지수연동 인덱스 펀드에 도전한 사례는 몇몇 있었으나,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인 인덱스펀드는 뱅가드 그룹의 퍼스트 인덱스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뿐이었다고 한다.

현재에는 ETF를 통해 저비용 지수추종 인덱스펀드를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더욱 쉽게 거래 할 수 있게 되었다. 주식 종목처럼 장중에 언제든 사고팔 수 있기 때문이다. 존 보글은 처음에 이 아이디어에 반대하였다고 한다. 단기 투기거래를 장려하며 본래 의도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에 오히려 악영향이 올 것을 염려해서이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고 ETF투자가 매우 활성화되고 대중화된 요즈음, 초기의 혁신에도 불구하고 점점 상장지수 펀드가 특화되고 또 의외로 수익률은 낮아진다고 한다. 존 보글은 이에 대해 최대한 종합지수의 넓은 영역을 커버하고 단기 투기성이 적은 ETF에 장기로 투자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그의 성향을 정확히 드러내주는 조언이다.

마지막 4부에는 그가 살아오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바들을 짤막하게 적은 개인적 회고록이 담겨있다. 그는 30대 초반에 심장발작을 처음 일으킬 정도로 심장질환으로 평생 고생하였으나, 96년 심장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2019년까지 20년 이상을 더 장수하였다. 그리고 그 여벌의 생도 서서히 꺼져가던 시기에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며 돌아보는 성인이라 불렸던 남자의 글에는 어떤 창작물보다도 진한 감동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스테이 더 코스"(흔들리지 마라)라는 말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절대 규칙으로 존 보글이 매우 자주 하던 말이라고 한다. 노년의 그는 투자뿐 아니라 유한한 인간의 일생에서도, 우주에 태어난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절대 흔들리지 말라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쳤다.

양장판으로 북커버가 직물로 코팅되어 있고, 책 로고가 고퀄리티 판화로 인쇄되어 있다. 책 옆면 페이지에도 Stay the course 인쇄가 되어 있고 커버와 내부 제본까지, 존 보글이라는 전설의 마지막 회고에 보내는 서적 자체의 만듬새가 여러모로 훌륭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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