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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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인간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말할 것 같은 책이다. 우리가 몰라서 좋지 않은 행동을 하고 후회를 하겠나, 나쁜 충동에 의해 '어쩔 수 없는' 느낌으로 밀려다닌다고 생각된다. "습관의 힘"은 습관이 왜 발생하며 이를 바꾸는 방법에 대해 구제적이면서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총 3개 파트로서 각각 개인, 기업, 사회의 습관이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정리하였다. 책에서 가장 잘 정리되어 있는 개인에 대한 부분을 아래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그외에 기업과 사회에 대한 부분은 읽기에 재미는 있었지만 솔직히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몇몇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저자의 생각을 나열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세히 다시 읽으며 분석한다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겠지만 별로 영양가 없는 일이라 생각된다. 물론 읽는데 재미있었다는 말은 덧붙이고 싶다.



 

 

 

여러 보기 좋은 그림이 많은데, 위의 그림이 그중 가장 집약적으로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왼쪽의 순환 원을 보자. '신호'가 떨어지면 '보상'을 얻기 위해 우리는 반복적인 행동을 한다. 단순한 반복행동을 이른바 습관으로 만들어 주는 엔진이 '열망'이다. 열망이 저 순환 원을 지속적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준다. 물론 여기서 열망은 보통의 좋은 의미라기 보다 행동의 좋고 나쁨에 따라 바뀌는 종류이다.

 

 

저자는 저렇게 습관으로 고착화 되면 이를 끊는, 다시 말해 반복행동을 없내는 조치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런 조치를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저자는 나쁜 행동을 다른 행동으로 바꾸라고 말한다. 신호와 보상은 그대로 두고 중간의 행동을 바꾸면 끊고 싶었던 습관을 마침내 없앨 수 있다.

 

 

그리고 약간은 뜬금없이 마지막 요소를 더하고 있다. 저렇게 행동을 바꾸면 모든 문제가 사라진 듯 보이는데,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예전의 안좋은 습관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아마도 스트레스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좀 더 밑바닥에 있던 옛 자취가 다시 떠오르는 모양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자 수단을 믿음이라고 한다. 바꾼 습관을 완전히 고정시키며,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견뎌내는 힘이 바로 믿음이다. "개조된 습관 고리를 항구적인 행동으로 굳힌 것은 믿음이었다"라고 저자는 결론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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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수학이다 - 우주의 은밀한 숫자들
제임스 D. 스타인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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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 구성이 은유인데, 번역자의 의도인지 출판사의 취향인지 모르겠다. 원서 제목은 'Cosmic Numbers'로 '우주의 수'라고 할 수 있다. 번역서 제목과 비슷하지만 근본부터 다르다고 봐야하겠다. 원서의 제목은 목록에 적힌 '숫자'들을 설명하는 책이란 의미이고, 번역서의 제목은 우주를 이루는 것은 수학인데 그게 대해 알아보겠다는 의미이다. 즉 원서 제목은 물리변수들에 대한 설명을 담은 수학적 책이라는 의도라면, 번역서 제목은 수학이 우주를 구성하는 근원적 요소라는 선언이라 보인다.

 

 

위에서 언어적 요소에 대해 길게 설명한 이유는 이 책의 구성과 연관되어 있다. 비슷한 많은 물리책들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숫자나 변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주는 수학이다"도 쉬운 중력상수, 광속에서부터 어려운 허블상수, 오메가까지 깊게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다른 책에 비해서 어려운 항목들이 많다는 점도 하나의 차별점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차이는 저자의 설명방식에 있다. 저자는 수식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면서 일반적 언어로 과학적 상황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원서의 제목보다 번역서의 제목이 저자의 의도에 더 부합하리라 생각되었다.

 

 

수학에서 수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러한 수학적 언어를 통해서 설명하고 이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수식이 나오면 무조건 머리가 아파오는 사람에게 이상하게 들릴 말이지만, 수학적 언어를 사용함으로서 보다 의사소통이 쉬워지게 된다. 그래서 많은 수학, 물리, 화학 책에서는 그렇게 많은 수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수식 몇개가 필요한 상황을 문장 몇개, 문단 몇개로 대신하여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서 '작가가 수식을 컴퓨터로 작성하기 힘들었나, 그냥 왜 주절주절 거리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투덜거린 이유는 수식이 없으니 읽으면서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문장의 연속이 이 책의 장점이자 특징이라 생각된다. 저자가 말한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사고방식을 배우게 되며, 논의되고 있는 대상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수식이 많아진다. 뒷부분 내용으로 갈수록 저자도 완전히 이해 못한 부분들이 많을테니, 문장으로 변환하지 못하고 기존의 수학언어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가령 마지막 '오메가'장에서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인슈타인이 채택한 "언어"의 간결한 아름다움'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위의 그림 참조) 이 수식을 문장으로 전환하긴 힘들고, 수식 상태에서 그 언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런 부분도 좋았지만 책의 앞부분에서 이러한 수식이 거의 없이 여러 숫자들에 대한 설명을 일반적 문장으로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은 뒷부분의 현대물리에 관한 것과 함께 앞부분의 '절대영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공계에서 절대영도에 대해 못들었을리 없지만, '음의 온도'와 이를 엔트로피로 설명하는 부분은 참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보통의 섭씨 온도가 아닌 절대온도로 음의 값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아왔다. 얼마전 과학기사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들의 실험을 설명한 내용에서 대략의 내용을 알 수 있었지만, 항상 그렇듯이 설명은 불친절하고 숫자로 개요화해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이해에 한계가 있었다.

 

 

저자는 그러한 내용에 대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세하고 구구절절이 설명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전문적이면서 교양과학을 설명하는 서적을 읽으려던 욕구를 충실히 충족시켜 준다고 봐야하겠다. 전체적인 내용은 그리 쉽지 않다. 더구나 수식이 없이 문장으로 이어져서 처음 읽기 시작할때 당황스러웠다. 조금은 일반적 과학서적과는 읽기 방법을 달리해야 했지만 익숙해진 후에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읽기 쉬웠고 재미가 있었다. 13가지 상수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람에겐 재미있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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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LinkedIn) - 링크드인(LinkedIn)으로 취업하고 채용하자
정광현 지음 / 성안당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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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새 구글이라든지 소셜네트워크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니 링크드인(Linkedin)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더구나 비지니스 기반의 취업과 채용을 위주로 한다니 더욱 궁금해졌다. 여러 소셜네트워크가 약간씩 성격의 차이가 있어서 그에 맞게 사용되어 지는데, 링크드인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상세히 공개하면서 다른 사람과 일촌 맺는데 별로 부담이 없다고 한다. 원래부터 왠만하면 관계를 맺기위해 만들어지고 가입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리라.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활용이 적으며 외국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들은 경우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시는 임원께서 본사의 부사장이 보시길래 일촌 신청 했더니 실시간 수락을 했다고 한다. 관계 맺는데 별로 거부감이 없다. 외국계 회사나 외국 업체와 일을 하는 경우에는 많이 사용되고 있는듯 했다. 그래서 우선 가입을 해놓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도 도서관에서 놀다가 문뜩 눈에 띄기에 무계획적으로 대출받았다. 개인적으로 너무 계획적 성향이라 독서계획을 미리 세워놓는데, 이런 무계획적 랜덤 행동은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ㅋ

 

 

암튼 책은 일반적 컴퓨터, 인터넷 책의 성격을 가졌고, 저자의 개인적 도움이 독자에게 미치도록 본문 글이 많고 상세한 부분이 많았다. 우선 일반적 컴퓨터 책의 성격을 가진다는 말은 링크드인의 사용법을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는 말이며, 일반적 젊은 독자에게는 별로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책을 안읽어도 바로 링크드인 사이트에서 하나하나 그냥 하면 되는 일들이다. 물론 그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런 기본적 설명 때문에 책을 읽게 된다.

 

 

그리고 저자의 개인적 도움이란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을 의미한다. 가령 책의 구성 중에서 'Tip', 'Plus+' 등으로 부가적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또한 메뉴 설명과 같은 단순한 부분에서도 저자의 자세한 설명이 추가되어 있어서 '저자의 개인적 도움'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기술적' 설명이 아닌 '관계적'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링크드인의 사용법 보다는 활용방안에 촛점을 맞추어 읽었다. 활용법은 실제로 사용하면서 익힐 수 있고 책으로 완전히 습득이 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가지 개인적 팁과 활용법에 대한 개념을 주로 읽었다. 물론 실제로 사용해봐야 실제적으로 알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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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
김기수 지음 / 살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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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도대체 얼마나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성장할 것인가. 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다. 최근 미국의 뉴스를 보면 중국의 국가부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을 걱정할 입장이 아니었다. 세계 패권을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이 잡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또한 바로 옆의 강국이 왜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하며, 우리는 자유통일과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궁금하였다. 북한을 감싸고 도는 행동이 지속될 수 있을지, 동북공정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힘의 균형을 위해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통일 후에도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통일을 할 수 있는지와 통일 후에 외교, 군사전략의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일반적 역사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는 정도의 전략적 사고를 넘어서, 제대로된 외교, 경제 전략을 전문가인 저자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그러한 중요한 저자의 통찰력을 아래에서 몇가지 발췌하여 살펴보았다.

 

 

 

제1장. 중국은 왜 북한을 비호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감정과 객관적인 상황의 전개는 전혀 별개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든 그와는 상관없이 중국은 그들 나름의 특성을 지니고 있고, 자신들이 합리적이라고 계산한 이해를 따라 행동한다. 바로 이 감정과 현실이 충돌할 때 우리는 "중국이 왜 저러나"라는 충격을 받게 된다.]

 : 즉, 우리와 중국의 사고방식이 달라서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접할때 당황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아주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로서 지금의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래에도 나오겠지만, 베트남의 경우를 살펴보면 더 확연해 진다.

 

 

[여기에 군사전략과 지정학이 더해지면 전혀 다른 그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선 북한은 소련 및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다시 말해 소련군과 중국군은 별로 힘 들이지 않고도 북쪽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다. 반대로 미군의 경우 태평양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양을 건너 갔으므로, 군대가 한반도에 다시 투입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바로 이것이 현재까지 한국이 떠안고 있는 지정학 및 군사전략상의 취약점이다.

따라서 외향적인 모습과는 달리 잠재적 힘의 투사에 있어서는 북쪽이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균형은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남쪽에 가시적인 힘의 공백이 생성됐던 것이다.]

 : 우리가 군사학적 힘으로 균형을 고려하는데, 실제로는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미국의 힘이 한반도에 쉽게 미치지 못한다. 이에 전력불균형이 발생하여 625를 겪게 되었다. 이는 미군이 우리나라 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주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통일 후에도 중국, 러시아, 일본과의 국력 격차를 생각하면 앞의 세나라와 달리 멀리 떨어진 미국의 군대를 주둔시켜야 전력만회를 할 수 있다. 단점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로도 쳐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 있다. 어차피 그건 전력 열세로 불가능하니 한참 먼 미래의 일이라 할 수 있다.

 

 

[위의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중국의 대한반도 전략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어떠한 경우에도 완충지대는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현재 남북분단 상황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현상유지가 최선책이다. 다음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어떤 식으로든 피해야만 한다. 전쟁은 통일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중국의 영구분단 정책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면 전쟁이 사실상 미국의 자동개입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이 잘못되면 중국이 미국과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 전개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의 군사력 열세를 감안하면 중국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국제정치가 전개되는 셈이다.]

 : 중국은 통일도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 한반도의 영구분단을 원하지 때문이다. 전쟁나면 어떻게 하지 걱정하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는 1주정도, 길어야 2주 정도면 끝난다. 중국이 반항하면 상하이까지 공격당하고 주의 다른 나라들이 한꺼번에 공격해 가면 견디지 못한다. 미국의 대중국 외교정책에 중국은 거의 고립상태이다. 따라서 중국은 베트남의 경우처럼 북한이 지금과 같이 말라비틀어져 유지되길 원한다. 지금도 전력불균형이 심각하기에 북한이 버티고 있는 것이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남한의 경제력과 군사력 급상승, 그리고 소련의 몰락은 승부가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어쩌면 외교적으로 중국에게 통일한국이 미국과는 동맹을 유지하는데, 대신에 일본과는 거리를 두면서 중국과는 오히려 우호를 증진시킨다는 확신을 하게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중국이 원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어야 하겠다. 실제로도 통일 후에 중국과 일본 한쪽으로 기우는 외교정책은 미국의 국력이 기울어가는 시점에서는 어느 한 나라의 방패막이로 처절하게 난도질 되기만 할 것이다.

 

 

[상황이 그렇다면 한국 주도의 통일이 이루어지는 경우 중국으로서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상황이 전개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논리적으로는 황당한 것인데도 동북공정을 일찌감치 펼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즉, 북한의 변고에 대비하여 역사적으로 북한은 자기들 땅이라고 일단 주장해 놓고, 만약 통일이 가시화되면 북쪽은 원래 자신들의 땅이지만 소유권을 주장하지는 않겠으니, 북쪽 지역을 일단 중립화시켜 완충지대로 만들자는 논리를 펼 수 있기 때문이다. ..... 통일한국이 만주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또 다른 논리를 전개하게 될 것이다.]

 : 저자는 만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치우천왕에 대해서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사실 나는 한단고기 이런 책 읽지 않았다. 네이버 검색하면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인종의 이동과 언어의 문제이다. 독서계획에 들어 있는 책을 읽으면 더 정확히 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셈족과 야벳족의 차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략 이란 고원에서 우랄알타이 산맥을 넘어온 것이 이른바 몽골리안이라면, 유럽으로 들어간 부류 외에 남방으로 이동하여 인도차이나를 거쳐 중국으로 올라온 민족이 있다. 중국을 차지한 남방민족은 대평야의 북방민족을 별로 이기지 못했다. 만주족이 중국을 점령하면서 오히려 소멸된 이후에, 만주를 대표할 북방민족으로 한국이 나서면 어떻게 하나 걱정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북방민족과 남방민족 계열이 섞여있지만, 시간에 따른 자연스런 혼혈화로서 단일 민족이란 거의 무의미하다. 언어적으로 단일민족은 가능할지 모르겠다. 한국, 일본, 몽고의 언어는 거의 비슷하나 중국은 전혀 다르다. 아마도 만주족(여진)이나 거란도 우리와 거의 비슷한 언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외교적으로 특히 중요한 것은 베트남(과거 월맹)의 지도층이 중국의 계략을 예리하게 간파한 것을 넘어 역으로 허를 찌르는 과감하고도 영민한 외교정책을 전개했다는 사실이다. 중국과 원수지간이 되어가던 소련을 끌어들인 것은 베트남 외교의 백미라 할 수 있는데, 그토록 영리한 정책의 결과는 그들이 가장 바라던 통일이었다. 그렇다면 한국전쟁 이후 역학구조를 꿰뚫어본 결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미군을 한국에 주저앉힘으로써 미국이 한반도에 깊숙이 개입하도록 외교력을 발휘한 이승만 대통령의 혜안은 호치민의 지략과 다른 것일까?]

  : 베트남을 괴롭힌 이른바 제국은 프랑스와 미국만이 아니었습니다. 최종 보스는 바로 중국이었습니다. 통일을 못하게 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는데, 소련을 동맹국으로 끌어들여 통일을 이룬 것입니다. 이후 베트남은 중국과의 마지막 전쟁을 치루어 대승을 거둡으로서 통일을 사실상 완성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자유통일 후에 중국과 충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통일 후에 중국만이 아니라 일본과도 충돌이 가능한데, 사방의 적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가장 대국이면서도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 한반도에 대한 영토적 야심이 없는 미국의 군대가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이 우리에겐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베트남에 러시아군의 주둔 여부가 중국의 초미의 관심사이듯이요. 중국 견제를 위해 주둔했다가 2002년에 철수했었는데 다시 주둔할려고 협의 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베트남을 건드리면 바로 러시아군이 주둔할 겁니다. 그건 속국도 굴복도 아닙니다. 그냥 독일에 미군이 주둔하듯이 외교의 한 단면일 뿐이죠.



제2장. 중국경제, 영원한 성장은 없다.

 

 

[과학의 발전, 기술의 진보, 그리고 자본주의는 한 방에서 다정하게 어깨동무한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 여기서 어깨동무를 하려면 팔과 같은 연결고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연결고리는 물론 의심의 여지없이 '자유(freedom)'라는 익숙한 단어이다. 자유로운 사고가 보장되어야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가능하고, 자유로운 경제행위가 보장되어야 경제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유를 정치 분야로 확대하면 민주주의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체 인구의 상위 1%가 중국 전체 경제의 무려 41.1%를 장악하고 있다. 반대로 하루 수입이 1달러 미만의 절대빈곤층은 2억명, 2달러 미만으로 확대하면 전체 인구의 54%가 이 범주에 속한다.]

 : 지금 중국의 경제발전의 모순을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발전모델을 따라왔으니,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지금과 같은 정치억압과 경제발전의 병행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기간을 '나름대로' 순조롭게 거쳐왔습니다. 중국이 그 정도의 혼란만으로 정치체계를 바꿀 수 있을까요? 공산당 독재로 빈부격차는 우리나라 보다 훨씬 심하면서 지도층의 부정부패는 정도가 너무 심합니다.

 

  

[정면 승부를 택하는 경우 (중국의) 기득권층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역사적으로 대략 다음과 같이 정해져 있다. 우선 집권층의 특권인 무력을 이용, 반체제 인사를 대대적으로 숙청, 탄압하여 정부의 권력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두 번째는 기존의 방법을 더욱 강화하여 시행하는 것이다. 즉, 경제가 더 발전하여 삶이 더 풍요로워지면 될 것이 아니냐는 식이다. ..... 마지막으로 약방의 감초와 같이 빠질 수 없는 외부변수의 활용이 있다. 대외적으로 힘의 과시, 과잉팽창, 혹은 의도적인 충돌 등을 통해 특히 민족주의를 자극함으로써 '지금 정치개혁을 요구할 수 있는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주입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라는 의문에 대한 답변은 사실상 나온 셈이다. 중국과 관련 국제사회에서 계속되는 잡음이 그냥 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역사는 중국의 의도와는 달리 적어도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한, 상기의 기득권 수호정책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 지금 중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매우 근본이 불안정한 상태이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불명확한 회계로 인해 지방정부를 위시하여 감추어진 부채가 어마어마 하다는데, 이것을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까요?

 

 

 

제3장. 중국은 절대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뒤집어 보면 미국이 묵시적으로 서해를 중국의 세력권으로 인정한 셈이다. ..... 11월 연평도 포격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은 주저 없이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를 서해로 급파하며 한국전 이후 최대 규모의 한미해상 합동훈련을 감행했다. 반면 중국은 변변한 비난 논평 한 번 내지 못했다. 겉으로는 군사훈련을 한 번 한 것으로 비쳐지지만 전략적으로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 지금 중국과 미국의 군사력은 차이가 큽니다. 비슷한 수준이 아닙니다.

 

 

[중국을 사랑하는 중국 출신의 자본주의 전문가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식 발전모델? 지구상에 그런 건 없다."]

 : 한때 일본이 올라올때 전세계가 예측한 것과 달리 일본은 주저앉았죠. 중국도 일반적 시각으로 그 성장세가 유지되리라 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곧 미국과 비슷해 진다는 결론에 도달했었죠. 하지만 최근 이 책 말고도 여러 정보를 보면 오히려 중국의 위기입니다. 그 위기의 순간이 올 때 우리나라는 통일로 돌질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지금과 같은 사회적 분열이 사라지겠죠.

  어제 도서관에서 어떤 간신에 대해 보았습니다. 중국 통일에 대한 만화책(!)이었는데, 마지막 상대인 제나라의 재상이 간신이었습니다. 강한 진나라를 앞두고 다른 나라와 동맹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나라를 쳐들어갔죠. 그는 자신의 의견과 달리 진나라와 싸우자던 사람들이 충신이고 자신은 간신이라고 합니다. 그런 반성 후에 국가의 안위를 위해 진나라와 처절하게 싸우자고 합니다. 하지만 웃긴 것은 진나라가 정면 공격을 안하고, 북쪽의 연나라를 공격하였던 군대가 후퇴하는 것처럼 하다가 제나라 북쪽으로 급습하자 바로 항복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는 처절하게 간신이었던 것입니다. 나라가 망하던 말든 상관 없었습니다. 단지 개인의 안위와 부를 위해 노력했을 뿐이죠. 망한 후에도 아마 잘 살아남았을 겁니다. 그게 간신이죠. 우리나라에 그런 간신이 있다고 별로 이상하게 여길 이유가 없습니다. 충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에 그런 자들이 간신짓을 하는 것입니다.

  중국에게 앞으로 다가올 상황과 북한이 지금 처한 상황을 볼 때, 자유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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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 서연문답
김도환 지음 / 책세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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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정성스레 지은 책이면서 내용이 충실한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박사학위 분야인 '홍대용'에 대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저술하였다. 홍대용의 사상 전체를 다룬 것이 아니라 정조와의 대화를 적어놓은 계방일기를 바탕으로 정조와 홍대용의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당시 지식인들이 어떠한 사고를 하였는지 알려준다.

 

서연문답이라고 할 수 있는 계방일기는 정조가 즉위하기 전에 세손으로서 공부를 할때의 이야기이다. 임금의 경연에 대응하는 서연에서 서로 묻고 답하는 내용을 홍대용이 일기로 적어 놓은 것이 계방일기이다. 계방은 세손을 보좌하는 하급관직인 시직을 의미하였다. 즉 홍대용이 하급관직에 나가 처음으로 맡은 일이 바로 세손과 공부하는 일이었다.

 

홍대용은 과거급제에는 별로 성공적이지 못하였던 같았다. 더구나 실학에 관심을 가졌기에 과거에 뜻을 두지도 않기도 하였다. 명문가 출신으로 관직에 나가게 되면 과거도 따라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야 고위직에 오르기 쉬웠기 때문이다. 정조가 즉위한 후에 여러 관직으로 빠르게 승진하면서 당상관 바로 아래까지 정3품 당하관까지 도달하였으니 과거에 급제하였으면 더 높은 직위까지는 매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급제를 위한 학문과 그의 실학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정치적으로 높은 직위도 별로 원하지도 않았기에 과거를 보지 않았다.


이 책의 장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조와 당시 조선의 지배층의 생각을 대화에서 알 수 있다는데 있다. 서연들의 대화를 저자는 총 11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대화와 함께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붕당, 송시열, 홍국영 등에 대한 흥미로운 대화도 있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도 '북경'이란 장에서 조선의 개혁 방법을 논한 대화가 다시금 나라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정조가 즉위한 해가 미국이 독립한 1776년이라는 사실은 매우 관심을 끌게 하였었다. 우리의 사상체계가 서구식으로 구성할 수 있었다면 세계적으로 충분한 발전이 가능하였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그러한 올바른 방향의 생각을 적절한 시점에 국가 지배사상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조와 홍대용의 대화를 보면, 정조가 '현대의 기준'에서 보면 얼마나 봉건적이며 몰상식한지 알 수 있다.

 

 

 

(1) 우선 그는 경제와 국가재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었다. (p190)

최소한 홍대용 만큼의 인식이라도 있었다면 우리나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도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백성들을 부유롭게 하면서도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도록 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는 지금도 부자들과 대기업에서 세금을 화수분처럼 마구 더 걷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국가의 부가 일정한 상황에서에서 세금을 올린다는 의미는 경제발전에 제한을 준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자유경제로 발전을 먼저 한 후에 자연스럽게 세수가 늘어나는 것이 국가경영의 근본이다. 그 후에 전체 국가경제가 특정 부류에 휘둘리지 않도록 일정 비율로 인위적인 세금조정과 정책조정을 하게 된다. 이런 두 가지 방법을 잘 운용해야 한다.

 

정조는 세금을 더 걷으면 백성들의 경제는 피폐해 진다고 생각한듯 싶다. 그래서 세수의 확대는 불가능하고 단지 잘 관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가의 발전이란 개념이 없어 보였다. 하긴 지금도 세금을 더 걷는 것만 생각하지 그로인해 국가 전체의 경제가 어떻게 될지 생각 안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또한 복지와 같은 정책적 필요로 인해 세금 인상이 필요한데도, 무조건 세금인상을 반대하는 경우를 본다. 그들은 전에는 무조건 부자증세를 하라고 난리치던 부류인데, 이제는 서민들에게 세금이 늘어난다고 난리법석이다. 국민들을 무식하다고 보는 건지 자신들이 무식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완전한 자유경제가 우선이기는 하나, 국가 안위와 계층의 기본권을 위해 정책적으로 복지를 해야한다. 따라서 이런 두 가지 정책의 적절한 조합이 중요하다. 이를 잘하는 정치인과 관료가 애국자라 생각된다. 우리가 중국과 북한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 비해 훨씬 빈부격차가 적다고는 하나, 자유민주주의를 하는 입장에서는 좀 더 국민이 자발적으로 국가에 충성할 수 있도록 지혜로운 정책운용이 필요하다.)

 

 

 

(2) 정조는 산업의 발전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p192)

당시 소금과 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산업이었다. 하지만 3면이 바다여서 소금 생산에 매우 큰 잇점이 있다고 말하는 홍대용과 달리 정조는 이의 중요성을 모르는 듯 싶었다. 어떻게 국가에서 소금 생산을 관리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된다.

 

 

 

(3) 당시 사대부들은 관리로서 후한 녹봉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p204)

이에 대해 정조와 홍대용은 한 목소리로 질타를 하고 있다.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소비활동에만 참여하는 인구층이 늘었기에 국가발전이 안되었다. 양반층에서 세금도 안내면서 놀고 먹을 생각만 하기에 문제였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생각을 당연하게 했다는데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이는 최근의 복지 문제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복지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놀고 먹으려는 생각이 문제이다. 생활력이 없는 장애인, 어린이, 노인 층에 대해 복지를 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사회를 같이 살고 있는 이웃이자 부모형제에게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일이다. 문제는 앞으로 늘릴 복지만이 아니라, 지금 있는 복지로도 일할 생각이 없이 놀고 먹는 계층이 존재한다는 데에 있다.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현재 운용되고 있는 미국식 선택적 복지가 오히려 그런 상황을 늘렸다. 보편적 복지는 누구나 받기에 조세저항이 줄어드나, 선택적 복지는 누구는 돈을 내고 누구는 받는 구조이기에 구조적으로 불만족의 문제가 있다. 즉 누가 더 많이 내고, 누구까지 돈을 줄 것인가 하는 민감한 문제가 있다. 차상위계층은 오히려 빈궁하고, 최하위 생활보호대상자들은 여유가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멀쩡한 아들이 취직을 못하도록 막았다는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작은 월급보다 국가의 돈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건 일도 안하고 그냥 받는 돈이다!

 

따라서 선택적 복지를 받는 인원수와 금액을 서서히 줄이면서, 계층간 받는 차이도 줄여 나가야 한다. 줄이는 만큼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보편적 복지를 어느 정도 세수가 가능한 내에서 올리면서 선택복지와 혼합 운용해야 한다. 그러면서 국가경영의 제일 근본은 자유경제에 의한 세수확대라는 사실은 한시도 잊으면 안된다. 따라서 받아들이기는 불편하지만 부자계층과 대기업에 대한 무작정의 세금 증가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오히려 국가전체의 부를 줄이는 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금을 안내면서 놀고 먹으려는 생각을 없애도록 노력해야한다. 어떤 노동운동한다는 정치후보인(?)의 무식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무조건 부자증세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정책적 방향을 생각하고 있는지 자세히 물어보았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 방향설정은 없으면서, 세금을 많이 받아내어야 복지를 할 수 있다는 단순한 주장이었다. 그래서 국가의 돈이 한계가 있는데 어떻게 복지를 무작정 늘릴 수 있냐고 따졌었다. 그랬더니 '복지를 많이 하면 너도 많이 받는데 왜 그러냐, 같이 많이 받아보자'라는 말을 했다.

 

래서 '나는 세금을 내는데, 너는 세금을 내냐?'라고 물어 보았다. 당연히 그는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고 국가 돈으로 놀고 먹으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국가 전체의 세금을 늘리면 그에 따라서 크게 세금이 늘어나는 내 입장에서는 그의 생각이 아주 괴씸하였다. 바로 내 앞에서 '너의 돈으로 내가 놀고 먹겠다'라고 답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나는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으로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복지를 적극 찬성한다. 가족과 이웃을 어떻게 보살피지 않겠는가. 하지만 돈을 받아 놀고 먹자는 주장은 매우 부끄러운 생각임을 알아야 한다. 가족을 먹여 살릴 생각을 해야지, 놀고 먹으면서 짐이 될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국가에 세금을 내는 것은 매우 자랑스런 일이다.

 

(자영업자도 아닌 월급장이인 나는 모든 수입과 세금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낼 수 있는 한도에서는 세금을 올려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국가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떳떳한 행동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랑질을 조금 하자면 고액연봉자라서 세금인상분이 좀 많아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런 면에서 자영업자와 전문직에 대한 제대로된 세금 징수가 필요하며, 특히 최근 적발된 C그룹과 같이 외국으로 탈세와 외화반출을 하는 기업들을 다 찾아 처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205 페이지에서 정조와 홍대용의 이러한 국가 개혁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 정리되어 있다.

"우선 언급된 국내 문제는 광산 개발과 소금 전매를 통한 국부의 증대, 놀고먹는 사람을 줄이고 생산하는 자를 늘리는 것 두 가지였다. 놀고먹는 사람에는 '요행히 자리나 바라는 사람', 즉 양반층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조는 이러한 개혁을 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처음부터 기본적 인식이 부족하였다. 정조는 세종에 버금갈 정도로 훌륭한 자질을 가졌으며 실제로도 좋은 왕이었다. 하지만 1776년이 아니라 세종과 같은 조선 초기였다면 그의 치세는 훨씬 훌륭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양문물은 고사하고 실학에 대한 제대로된 인식이 없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불행한 일이었다.

 

그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왕이 아니라, 당시 조선의 사상인 유학을 제대로 지도하여 군사(君師, 임금으로서 스승)로서 국가를 이끌 수준이었다. 어쩌면 시대가 문제이지 왕으로서 그의 자질의 문제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당시 청나라의 문물이라도 받아들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청나라도 곧 있을 서구문명과의 대결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는데, 조선이야 오직하겠는가. 그래도 청나라 수준이라도 준비하였다면 국가를 잃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슬픈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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