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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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가지 철학, 인문학 사상을 간략히 소개하고 저자의 생각, 해주고 싶은 말은 쓴 에세이 모음 같은 책이다. 부제목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셀링'이 의미하듯 저자는 "철학이 필요한 시간"에서 여러 사상에 대한 소대와 함께 이를 현대인 독자들에게 카운셀링을 하는 유리병 편지를 쓰고 있다.


전체 구성은 각 장에서 철학자를 소개하고 자신만의 에세이를 쓰고 있다. 많은 경우 앞부분에서 소개하는 내용과 미묘하게 다른 내용을 결론부분에서 말하고 있다. 자신만의 사고필터로 내용을 거르고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의 대부분의 주장은 동양철학적 사고였다. 이는 현대 서구사상과 비슷한 면이 크기에 서구철학 역시 보조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저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글은 이런 자신의 생각필터를 지나가게된다. 다만 이 책에서 한 주제가 아닌 상당수 철학자와 사상에 동일하게 자신만의 사상을 적용하는 것은 아쉽고, 독자로서 동의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개인적으로 읽기 전에 기대한 것은 여러 사상에 대한 좀 더 객관적 서술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면 재미는 지금보다 줄었을지 모른다.


저자의 목소리는 과도하게 텍스트 위에 뿌려져 있다. 저자가 고른 48가지 책들은 그런 식성을 가진 것들이라 보면 된다. 처음을 니체와 라캉으로 시작해서, 중간의 상당수를 동양철학으로 채우고, 마무리를 마르크스로 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에필로그 '독서라는 여행을 위하여'에서 저자는 책읽기를 여행에 비유한 본문을 인용하며 삶을 변화시키는 배움의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교 공부와도 같은 노동하는 독서가 아니라 책과 감응하는 독서를 권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48가지 사상 중에 저자가 원하는대로 독자 자신을 흔드는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나는 한가지 덧붙이고 싶다. 저자의 글 솜씨에 현혹되지 말고, 내용을 분석, 비판하는 독서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노동으로의 공부를 넘어서려면 책의 핵심과 만나야 한다. 그 후에는 그것에 맹목적으로 선동, 세뇌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상이나 이야기(소설)를 그냥 읽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멍청한 '지식인'을 만나야 하는가. 진정한 공부는 그 내용을 스스로 분석하고 현실의 삶과 비교, 판단해야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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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소년코난 2015-02-04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의고전` 이라는 책 역시 저자의 생각이 그대로 녹아있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것이 아니라 나만의 고전속에 녹아있는 느낌 생각 등을 책에서 꺼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