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10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김세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2월
평점 :
주말에 단숨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240 페이지에 달하면서 텍스트가 가득한 청소년책도 어른인 내가 읽기에는 사실 부담스럽다.
책을 집으로 가져온 후 집 테이블 위에 책을 두고 몇 일이 지났다.
아마도 처음 손에 잡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어려서부터 시턴 동물기는 어려서부터 들은 명작이다.
시턴 동물기를 제대로 읽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을 읽기 시작한 처음에 언제 다 읽을까 하며 부담스러움으로 시작했는데, 시턴이 그려낸 생생한 야생동물들의 이야기에 금방 빠져들었다.
한편의 자연 야생동물 다큐멘터리와 동물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시턴 동물기가 왜 유명한 고전 명작인지를 이제서야 알았다.
이 책의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고 한다.
야생동물들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담아 낸 이야기라고 한다.
야생동물들을 카메라로 담기 힘들었던 1890년대에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야생동물들의 삶을 책에 담을 수 있었을까?
정말 그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늑대 로보, 까마귀 실버스팟, 토끼 래기러그, 사냥개 빙고, 여우 박슨, 야생마 페이서, 양치기개 울리...
이 책의 주인공인 야생동물들의 삶은 대부분 비극으로 끝이난다.
그래서 제목이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인 것 같다.
첫 이야기부터 흥미진진했다.
교활하면서 용맹스럽고 똑똑한 늑대 로보의 이야기부터 이 책의 매력을 느꼈다.
오 년 동안 매일 암소 한마리를 죽인 늑대인 로보는 독이 든 미끼로 잡으려는 사람들을 비웃듯이 미끼를 피해간다.
덫도 피하고 사람들의 유인을 끊임없이 피하던 로보도 결국에는 사람들의 손에 잡히고 만다.
권좌를 빼앗긴 사자, 자유를 박탈당한 독수리, 짝을 잃은 비둘기가 심적인 충격으로 죽는다는 말처럼 로보도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까마귀 실버스팟은 캐나다 토론토 근처 산에 근거지를 둔 큰 까마귀 무리의 대장 까마귀이다.
실버스팟은 사람이 총을 가지고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분별한다.
까마귀들은 서로 말로 의사소통을 하듯이 소리를 낸다고 한다.
까마귀가 가장 무서워하는 하는 것은 밤에 만나는 부엉이라고 한다.
하지만, 낮이 되면 까마귀는 부엉이를 죽이거나 멀리 내쫓는다.
서로를 공격하고 공격당하는 까마귀와 부엉이의 관계 속의 사건이라고 해야 할까?
실버스팟은 수리부엉이에 의해서 최후를 맞게 된다.
야생동물에 대한 생생한 관찰과 묘사가 빛나는 책이었다.
자연속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야생동물들이 사는 자연을 이야기할 때는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몇 번을 추천하였다.
시턴 동물기를 이제서야 읽어보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어린 솜꼬리토끼 래기러그는 어린시절에 뱀의 공격을 받아 귀가 갈래갈래 찢어졌다.
세밀한 야생동물의 관찰이 읽을술고 놀랍고, 의인화한 표현은 신기하게 느껴졌다.
토끼는 귀가 아주 예민해서 발로 차는 소리를 200미터 밖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바닥을 한 번 쿵 차는 것은 '조심하라'거나 '꼼짝 말라'는 뜻이고, 느리게 쿵쿵 차는 것은 '어서 와',
빠르게 쿵쿵 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고, 아주 빠르게 쿵쿵쿵 치는 것은 '목숨을 걸고 뛰어라'는 의미라고 한다.
토끼의 언어를 인간이 알아내다니 정말이겠지?
아무튼 시턴은 야생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한 전문가인 것 같다.
래기러그의 생존을 위한 도망, 몸부림, 사투는 정말 처절하다.
하지만, 이를 즐기는 래기러그의 모습과 심리에 야생동물스러움을 느낀다.
이런 것이 야생이고, 생태계이고, 자연인가 보다.
사냥개 빙고는 늑대를 물어죽이는 용맹한 콜리의 새끼이다.
주인의 생명을 지켜주는 빙고, 용맹스럽고, 사납고, 호기심 넘치며 욕심 많은 빙고...
결국에는 그 호기심과 욕심으로 생을 마감한다.
죽는 순간에 주인에게 돌아온다.
야생마 페이서는 여러 암말을 거느리고 있는 힘차고 아름다운 검정 숫말이다.
도망가는 페이서와 잡으려는 사람들을 묘사한 글은 마치 미국 서부초원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영화같다.
주인을 신처럼 따르는 누렁이개 울리는 양치기 개로서는 최고의 개이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주인 로빈 영감을 찾아 2년이 넘게 헤매다가 새로운 주인을 만난다.
새로운 주인은 로빈 영감이 손수 떠서 사용하던 장갑과 목도리를 받은 돌리이다.
그 장갑과 목도리에서 옛주인의 흔적을 느낀 것이다.
울리는 두 얼굴의 양치기 개이다.
양치기로서는 최고인 개지만, 야생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두 얼굴의 모습을 보여준다.
야생동물들이 주인공인 연작 영화를 본 것 같다.
시턴 동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참 재밌을 것 같다.
제목에서 이미 말해주지만, 동물들이 최후를 맞는 모습이 슬픈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야생동물들의 모습을 의인화해서 표현한 책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이 책은 정말 대단했다.
시턴 동물기는 그 명성처럼 매력있고 훌륭한 책이다.
가족들에게 꼭 읽어보도록 추천해야겠다.
※ 어니스트 시턴의 아름답고 슬픈 야생동물 이야기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